[대전/충남]“비리연루 지긋지긋” 최대 화두는 청렴성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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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 판세]⑦충남교육감

현직 교육감이 구속되면서 ‘무주공산(無主空山)’ 상태에서 치러지는 충남도교육감 선거에는 한때 10명 안팎의 후보가 몰렸다. 그러나 최근 김지철 충남도의원(교육의원), 명노희 충남도의원(교육의원), 서만철 전 공주대 총장, 양효진 전 당진교육장, 유창기 전 천안교육장, 지희순 전 당진교육장 등 예비 등록을 마친 6명의 후보 정도로 정리가 되는 분위기다. 또 출마 여부에 큰 관심이 모아졌던 우형식 전 교육부 차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출마 의사를 접었다”고 밝혔다. 정순평 전 충남도의회 의장 역시 다음 총선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번 충남도교육감 선거의 최대 화두는 ‘청렴성’과 ‘도덕성’이다. 김종성 현 충남도교육감이 ‘장학사 매관매직’ 비리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열리기 때문. 여기에 김 교육감의 전임인 2명의 교육감 역시 비리로 중도 낙마한 전력이 있다.

이에 따라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 모두 자신의 과거 이력 가운데 청렴성과 도덕성을 중점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교육감들의 낙마를 불러온 원인이 단순한 개인 비리라기보다는 학연과 지연에 얽힌 교육행정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한 교육감 후보는 “특정 고교 출신 중심으로 이뤄진 교육행정의 권력화된 인맥 구조가 줄서기와 비리를 부른 원인인 만큼 인사 시스템의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다른 후보는 충남도내 3개 고교 출신이 충남도교육청 전문직 전체의 28%를 차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청렴성과 도덕성도 중요하지만 교육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능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충남도교육청의 고위 관계자는 “농어촌 학교의 경쟁력 확보와 폭증하는 충남 서북부 지역의 학생 수용, 천안 지역의 고교 평준화 문제 해결 등 충남 교육의 화두에 대해 어느 후보가 합리적인 해법을 제시하는지를 면밀히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달 24일 발족된 ‘올바른 충남교육감 만들기 추진위원회’는 “다수의 보수 후보와 소수의 진보 후보 간 경쟁으로 왜곡된 민의가 선거 결과에 반영되고 있다”며 서만철 양효진 유창기 지희순 씨 등 4명의 출마 예상자를 대상으로 3월 말까지 보수 후보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일정을 발표했다. 추진위에는 백승탁 오재욱 전 충남도교육감, 최승기 민병달 손성래 양기택 전 충남도교육위원회 의장 등이 고문으로 참여했다.

이 같은 보수 단일화 움직임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충남 교육계의 한 인사는 “단일화 과정에서 밀약이 생기면 비리로 이어질 수 있다”며 “또 단일화 논의가 청렴성 화두를 잠식해서는 곤란하다”고 했다. 유일한 진보 진영 후보인 김지철 의원은 “단일화 논의는 유권자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저해하고 특정인을 밀어주려는 비민주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과거에 중도 낙마했던 전임 충남도교육감의 지지를 받는 인사가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며 ‘비리 망령’이 재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충남 교육계 한 관계자는 “이런 인물이 교육감이 된다면 과거의 불행한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청렴성이 화두인 선거에서 그런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지역 일간지의 여론조사에서는 서만철 전 총장이 11.1%, 유창기 전 교육장이 7.9%, 김지철 의원이 7.8%, 지희순 전 교육장이 6.9%, 양효진 전 교육장이 5.4%, 명노희 의원이 5.1%의 지지율을 보였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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