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지하철역에 가면 ‘문화-체험의 문’ 활짝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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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역, 미술작품 대관전시… 수서역, 노래-춤-마술 공연무대
뚝섬역선 펜싱기본기 교육시설… 차량기지엔 견학 프로그램 즐비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지하 1층 서울메트로 미술관에서 30일 두원공과대 학생들의 졸업작품전이 열린 가운데 학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서울대입구역과 혜화
역에도 마련된 지하철 미술관은 대학생이나 작가에게 저렴한 전시장이자 시민들의 쉼터로 제 몫을 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지하 1층 서울메트로 미술관에서 30일 두원공과대 학생들의 졸업작품전이 열린 가운데 학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서울대입구역과 혜화 역에도 마련된 지하철 미술관은 대학생이나 작가에게 저렴한 전시장이자 시민들의 쉼터로 제 몫을 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30일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지하 1층 통로를 바삐 지나가던 사람들이 긴 터널 같은 전시장 안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약 150m에 이르는 지하철 아치형 천장을 따라 설치된 조명 밑에 다양한 디자인 작품이 양쪽 벽에 걸려 있었다. 두원공과대 산업디자인과와 브랜드디자인과의 졸업 전시회가 지하철 역사 내에서 열리고 있는 것이다.

산업디자인과 허시은 씨(21)는 “전시 공간이 넓고 여러 사람이 관람할 수 있어 매년 이곳에서 졸업 전시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출퇴근 시간 사람들로 가득한 승강장과 열차, 지하 역사는 ‘서울 시민의 분주한 생활’의 상징과 같다. 그러나 지하철 승강장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다양한 지하철 내 체험거리를 발견할 수 있다. 지하철역 3곳에서 운영하고 있는 서울메트로 미술관도 그중 하나다. 약 1000m² 규모에 이르는 경복궁역 미술관과 4호선 혜화역, 2호선 서울대입구역 전시관에서는 연중 각종 전시가 열려 시민들을 사로잡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미술과 사진, 서예를 즐기는 시민들이나 동호회, 학교 졸업전시회 등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전시관을 대여해 올해 말까지 이미 전시 일정이 빽빽하게 잡혀 있다.

지하철에서는 1년에 한 차례 예술가들의 ‘오디션’도 벌어진다. 마땅한 공연장이 없는 예술가들이 사당역,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수서역 등 8개 지하철역에 설치된 예술무대에 정기적으로 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선발된 예술가들은 공연장이 설치된 역사에서 자유롭게 공연을 할 수 있다. 올해는 노래와 연주를 하는 18개 팀과 마술과 댄스 등 퍼포먼스를 하는 5개 팀이 선발돼 활동하고 있다.

2호선 뚝섬역 안에 있는 펜싱훈련장에서 열리는 펜싱교실도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메달 행진을 이어가면서 관심이 더 높아졌다. 매달 넷째 주 토요일 오전, 오후 두 번에 걸쳐 서울메트로 소속 펜싱팀이 직접 펜싱을 지도해준다. 도구 착용법, 기본기 연습, 펜싱 경기 등 쉽게 배우기 힘든 펜싱을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로부터 배울 수 있다.

어린이와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열차 밖 시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견학 프로그램이다. 영화 배경으로도 자주 등장하는 지하철 차량기지는 운행을 마친 전동차들을 정비하고 점검하는 곳. 이 차량기지를 견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매주 화·수·목요일 세 차례씩 준비돼 있다.

홀수 달 둘째 주 목요일에 진행되는 ‘서울메트로 견학 프로그램’은 차량기지 견학보다 직접 체험하는 코스가 많아 인기가 더 많다. 지하철을 직접 운전해보는 시뮬레이션 체험이 포함돼 있어 실제 지하철 기관사들이 주행 연습을 하는 곳에서 지하철 운전을 해볼 수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지하철#미술전시#체험#교육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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