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의료한류에 힐링 더했더니 글로벌 병원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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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순전남대병원
외국인환자 1년새 322% 늘어 전국 1위
“암환자 치료 집중… 자연환경도 도움”

올해로 개원 9주년을 맞는 화순전남대병원이 글로벌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을 찾은 외국인들이 암 표지자 검사를 받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 제공
올해로 개원 9주년을 맞는 화순전남대병원이 글로벌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을 찾은 외국인들이 암 표지자 검사를 받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 제공
화순전남대병원 관절센터장인 윤택림 교수 일행은 5일부터 10일까지 러시아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시를 방문했다. 현지 의료기관들은 앞다퉈 화순전남대병원과 양해각서(MOU) 맺기를 원했다. 윤 교수 일행은 현지에 머물면서 이르쿠츠크 관절연구소, 러시아연방 보건부 국립전문의 아카데미, 동 시베리아지구 재건정형외과연구센터, 리니야 쥐즌 외과병원, 주립 암병원, 철도병원, 시립8번병원 등 7개 의료기관과 MOU를 체결했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장기적으로 러시아에 클리닉을 설립해 운영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관절치료는 물론 향후 암 치료기술로 해외환자 유치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윤 교수는 “인구 900만 명의 시베리아는 고소득자가 많지만 의료수준이 낮은 편”이라며 “낙상 환자를 비롯해 관절질환 분야 의료수요가 많아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화순전남대병원이 해외 의료시장 개척의 첨병으로 나서고 있다. 뛰어난 의술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러시아 중국은 물론이고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 ‘의료한류(韓流)’를 전파하고 있다.

○ 해외 의료시장 개척 첨병

화순전남대병원은 우즈베키스탄 의료시장 개척을 위해 수년째 현지 의료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의료봉사활동을 하는 등 공을 들여왔다. 인구가 3000만 명인 우즈베크는 유망한 의료관광 잠재국으로 꼽히고 있다. 170여 개 국내기업이 진출해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고관절(엉덩이뼈관절) 명의’로 유명한 윤택림 교수는 4월 우즈베크 수도인 타슈켄트 의과대학 부속병원 정형외과에서 환자 2명에게 무료 수술을 해주고 현지 의사들을 대상으로 수술법을 강의했다. 윤 교수는 고관절 수술 8500여 회의 독보적 기록과 함께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이 적은 독특한 수술법으로 다수의 국제특허를 가지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우즈베키스탄 병원 수출 발굴 지원사업’ 대상의료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의료시장 진출이 탄력을 받게 됐다. 이번 공모사업은 의료서비스 분야를 ‘수출전략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해외진출 성공 가능성이 높은 병원을 발굴해 맞춤형 지원을 하는 프로젝트다. 이 병원은 올 1월 ‘러시아 병원 수출 지원사업’에도 선정돼 글로벌 병원으로서 입지를 다지게 됐다.

○ 中 몽골 러시아 미국 등 환자 다양

화순전남대병원은 수도권에 있는 대형병원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폈다. 지방에 있는 병원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해외로 시야를 넓히고 암 환자 치료에 집중했다.

지난해 화순전남대병원은 외국인 환자 366명을 유치했다. 2011년(86명)보다 무려 322%가 늘어나 증가율 면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나라별로는 중국 몽골 러시아 미국 우즈베키스탄 인도 등 다양하다. 2011년 국제메디컬센터를 가동하면서 통역요원과 의료 코디네이터를 배치하고 국제보험 통용시스템을 갖춰 해외환자 유치에 나섰다.

암 치료 특화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신 의료장비를 갖추고 협진 시스템을 강화했다. 그 결과 6대 암(위 폐 간 대장 유방 갑상샘암) 수술 실적이 ‘전국 TOP 5’에 드는 성과를 올렸다. 진료수익도 개원 당시(2004년) 400억 원에서 지난해 2000억 원으로 5배로 증가했다. 정신 화순전남대병원 원장 직무대행은 “수도권 병원보다 지리적 여건이 불리하지만 심신 힐링이 가능한 자연환경과 첨단의료기술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화순전남대병원#외국인환자#MOU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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