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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窓]물살에 휩쓸려간 다문화 신혼 단꿈

입력 2013-07-19 03:00업데이트 2013-07-1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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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슬기 채취하던 네팔인 아내… 갑자기 깊은 물에 빠져 허우적
구조하려고 뛰어들었던 남편 아내만 밀쳐내고 못 빠져나와
“물에 빠져 정신없이 소리를 지르는데 남편의 손이 저를 밀쳤어요.”

17일 오후 2시 반 전남 순천시 황전면 황전천 다리 밑에서 다슬기를 잡던 네팔 출신 D 씨(31·여)가 갑자기 깊은 물에 빠졌다. 수영을 못하는 D 씨는 발버둥치며 소리를 질렀다. 이를 본 D 씨의 남편 김모 씨(38)가 물속으로 몸을 던졌다. 남편은 아내를 수심이 낮은 곳으로 밀쳐내다 힘이 부쳐 강한 물살에 휩쓸려 내려갔다.

다리를 지나던 주민 손모 씨(46)가 사고 장면을 목격하고 D 씨를 구조했다. 그러나 미처 김 씨는 구하지 못했다. 119구조대원들은 17일 오후 4시 40분경 사고현장에서 30m 떨어진 지점에서 싸늘한 시신이 된 김 씨를 발견했다. 주문받은 다슬기 30kg을 채취하던 중 위기에 처한 아내를 구하려다 변을 당한 것.

김 씨는 삼형제 중 막내로 85세 아버지와 83세 어머니를 봉양하고 있다. 고추농사를 짓고 살던 그는 올해 2월 D 씨와 결혼해 신혼생활 5개월째인 다문화가정의 가장이었다.

D 씨는 전남 순천경찰서 조사에서 한국말을 더듬거리며 “남편이 저를 구해줬다”며 눈물만 흘렸다. D 씨는 결혼 생활이 2년이 되지 않아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상태다. 그녀는 국내에 남아 시부모 옆에 있고 싶어도 네팔로 돌아가야 할 처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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