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국민 첫사랑’ 수지를 성적으로 모욕하다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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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일베 회원 합성사진에 누리꾼 분노
“여성비하 매운맛 보여줘야” 포털 시끌

강경 우파 성향의 누리꾼이 많이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그동안 주로 좌파로부터 공격을 받아왔으나 이번에는 특정 이념성향과 무관한 일반 누리꾼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누리꾼의 분노를 촉발한 것은 걸그룹 ‘미쓰에이’의 수지(19·사진) 합성사진 건이다. ‘국민 첫사랑’ 수지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사진을 올린 데 대해 9일 온라인에선 일베를 비난하는 누리꾼들의 목소리로 들끓었다.

앞서 일베 회원인 고등학교 1학년 조모 군(16)은 수지를 성적으로 묘사한 합성사진을 만들어 일베에 올린 혐의(모욕)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불구속 입건됐다. 조 군은 노무현 전 대통령, 수지,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얼굴을 합성해 성적으로 조롱하는 사진을 지난해 12월 24일 일베에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9일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조 군과 일베를 비난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누리꾼 ‘ediw****’는 “개념이 없는 요즘 청소년들에게 매운맛을 보여줘야 한다” 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일베 회원들은 여성 비하가 몸에 뱄다”고 비난했다.

박성민 경상대 법학과 교수는 “타인의 사진을 마음대로 합성하는 것은 초상권 침해다. 다만 연예인은 공인이어서 사진 합성 행위 자체로만은 처벌이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내용으로 합성해 온라인에 게시하면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물론이고 형법상의 모욕죄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일베 회원들은 경찰이 이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사건 이후 일베에는 수지를 조롱하려는 의도로 보이는 사진과 게시글이 새로 올라왔다. 또 “합성사진 좀 올렸다고 입건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반 누리꾼 가운데도 합성사진에 대한 비판과는 별개로 고교생의 철없는 장난을 형사처벌하는 건 과하다는 의견이 일부에서 나왔다.

일베에는 그동안 이와 유사한 게시물들이 많이 올라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정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문화평론가 홍사종 씨는 “일베는 자신들의 극우 성향을 확산시키는 데 여성 연예인 비하를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극단적인 집단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자극적인 사진이나 메시지가 나머지 소속원들의 인정과 환호를 받는다”고 말했다.

조종엽·백연상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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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일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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