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迷路같은 골목길을 美路로… 동네에 표정을 입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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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낡은 도심 특색-장점 살려 재생

‘우리 마을 예쁘죠?’ 2일 대구 달서구 두류동 미로(美路)마을에서 어린이들이 야생화를 주제로 그린 벽화 골목을 걷고 있다. 대구 달서구 제공
‘우리 마을 예쁘죠?’ 2일 대구 달서구 두류동 미로(美路)마을에서 어린이들이 야생화를 주제로 그린 벽화 골목을 걷고 있다. 대구 달서구 제공
대구 달서구 두류1, 2동은 낙후지역으로 꼽힌다. 아직 재래식 화장실을 쓰는 집도 많다. 좁은 골목은 미로처럼 복잡하다. 그동안 아파트 재건축과 호텔 건립이 추진됐지만 경기침체 영향 등으로 흐지부지됐다. 2개 동 주민 1만8400여 명 중 기초생활수급자는 1048명. 65세 이상도 2702명(15%)으로 많은 편이어서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주민 김동식 씨(57)는 “동네를 떠나는 이웃이 늘면서 빈집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최근 이곳에 ‘행복마을 만들기’가 한창이다. 달서구가 복잡한 골목길을 아름답고 걷고 싶은 미로(美路)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도심재생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 밋밋한 담에 특색 있는 벽화를 그리고 곳곳에 쉼터를 만들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중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 대구지사와 이마트 감삼 성서 월배점, 롯데백화점 상인점 등 기업과 봉사단체, 계명대 등이 사업비 3000여만 원을 모으고 미술과 건축 분야 재능 기부도 한다. 지난달 한국지역난방공사와 이마트가 야생화 길, 희망 길을 완성했다. 계명대는 이달 직원과 학생 100여 명이 골목을 아름답게 꾸밀 예정이다. 주민 이원숙 씨(53·여)는 “골목 분위기가 바뀌면서 동네에 활력이 넘친다”고 말했다.

참여 기업과 단체들은 다음 달부터 저소득층 가정과 홀몸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20여 가구를 선정해 집수리를 해준다. 연말에는 새롭게 바뀐 풍경을 담은 사진전 등 축제를 열 계획이다. 배봉호 달서구 주민생활지원국장은 “동네 특성을 살린 문화복합공간으로 꾸며 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낡은 동네를 새롭게 바꾸는 경우는 이곳만이 아니다. 대구 서구는 최근 내당2, 3동 주민 4000여 명을 대상으로 더 좋은 마을 만들기 시범사업 설명회에 이어 공사를 시작했다. 10억 원을 들여 내년 10월까지 문화 및 벽화골목(1.5km)을 꾸미고 발광다이오드(LED) 가로등 거리를 조성한다. 빈집을 허문 자리에 공동주차장을 만들고 동네 20여 곳에 경관 조명을 설치한다. 달성토성(사적 62호) 때문에 건축에 제한이 많았던 비산2, 3동에는 행복한 날뫼골 만들기 사업이 추진 중이다. 2017년까지 100억 원을 들여 토성 둘레길(1.2km)에 역사문화 이야기를 담은 벽화를 그리고 도자기 박물관 등이 들어선다.

수성구 만촌1, 2동에는 지난해부터 해피타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내년 6월까지 40억 원을 들여 편의시설과 벽화담장, 공동주차장, 쉼터, 녹색거리 등이 들어선다. 수성구는 범어동, 상동 300여 가구를 대상으로도 도심재생사업을 벌인다. 최근 주민설명회를 열었고 현재 설계 용역에 들어갔다. 조경구 도시국장은 “동네 살리기가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달서구#행복마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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