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식은 엄나무와 느릅나무, 뽕나무 등 각종 한약재와 오리를 넣고 1차로 끓인 뒤 능이버섯과 문어, 전복, 새우 등을 넣고 다시 끓여 낸 백숙이다. 잡냄새를 없애고 담백한 맛을 내기 위해 마늘과 양파, 대파, 청주 등도 넣는다.
한 씨가 이날 식품영양학과 호텔외식조리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2명과 짝을 이뤄 요리 경연에 들어가기에 앞서 심사위원들 앞에서 음식에 얽힌 스토리를 발표했다.
한 씨가 1993년 결혼한 뒤 처음으로 시댁 제사 음식을 준비하는데 전북 남원이 고향인 시어머니가 사투리로 “오리를 정제(부엌) 솥에 뭉지리(전부) 넣어라”고 했다. 경기도가 고향인 한 씨는 이 말을 ‘오리에 전복과 문어를 넣어라’라는 말로 잘못 알아듣고, 제사 음식으로 다듬던 전복과 문어를 오리에 모두 넣고 끓였다. 뒤늦게 실수를 알게 됐지만 시댁 어른들에게 ‘오묘하고 시원한 맛’이라는 칭찬을 들었다는 것. 그 뒤 한 씨는 암에 걸려 6개월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형부를 위해 항암 효과가 있는 능이버섯을 추가로 넣고 끓여 해신탕을 만들었다. 한 씨는 “시어머니의 칭찬과 형부의 투병으로 음식이 탄생했다”며 “그래서 음식의 테마를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좋은 기회를 뜻하는 ‘천재일우(千載一遇)’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품평회에서 시는 동구 만석부두 입구에 있는 ‘할머니쭈꾸미’의 주꾸미볶음과 남구 ‘경희’의 흑임자해물찜을 최우수상으로 각각 선정했다. 남동구 ‘옛날주물럭’의 등심주물럭구이와 계양구 ‘소담한정식’의 구절판은 우수상으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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