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팔미도등대 10년만에 불밝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110주년 기념 31일 저녁 점등식

국내에서 처음으로 건립된 인천 중구 팔미도등대(해발 71m)가 10년 만에 다시 불을 밝힌다. 인천시지방문화재로 지정된 이 등대는 개항기인 1901년 일본의 요구로 짓기 시작해 높이 7.9m, 지름 2m 규모로 완공했다. 1903년 6월 1일 첫 불을 밝힌 뒤 100년간 이어졌으나 2003년 새 등대가 들어서며 불이 꺼졌다.

22일 인천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팔미도등대 건립 110주년을 맞아 31일 오후 7시 48분 점등행사를 열기로 했다. 1903년 불을 밝힌 뒤 100년 동안 인천항을 오가는 선박의 길잡이 역할을 해 왔던 옛 등대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서다.

옛 등대는 10년 동안 사용하지 않았지만 보존 상태가 양호해 이날 오후 10시까지 불을 밝혀 선박들에게 존재감을 보여주게 된다. 이후에는 정밀위성위치확인시스템(DGPS)과 최대 50km까지 불빛을 비추는 프리즘렌즈 대형 회전식 등명기 같은 첨단장비를 갖춘 새 등대(높이 26m)가 평소처럼 뱃길을 안내한다.

옛 등대는 6·25전쟁을 반전시킨 공신이기도 하다. 1950년 9월 15일 오전 1시 45분 당시 연합군 소속으로 대북 첩보공작을 맡았던 켈로부대(대북첩보부대) 대원 6명이 북한군과 교전 끝에 팔미도를 탈환한 뒤 등댓불을 밝혀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할 수 있도록 길잡이 구실을 했다.

인천항에서 남서쪽으로 15.7km 떨어진 팔미도는 군 작전지역에 포함돼 일반인 출입을 통제하다가 2009년 개방되면서 연안부두에서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이 1일 3차례 왕복 운항하고 있다. 연간 방문객이 10만여 명에 이른다. 현재 조원상 등대장(54) 등 3명이 교대로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팔미도등대#인천시지방문화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