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안동 전통문화 자원 활용
동국대병원 등 5곳 선도병원 지정
경쟁 불가피해진 대구시는 긴장
경북도가 의료관광 활성화에 시동을 걸었다. 세계문화유산 등 경북의 풍부한 전통문화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해외 의료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의료관광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구시와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는 최근 동국대 경주병원과 안동병원, 구미강동병원, 경산중앙병원, 꽃마을경주한방병원 등 5개 종합병원을 의료관광 선도병원으로 지정했다.
경북 유일의 대학병원인 동국대 경주병원은 한방과 양방을 결합한 의료 역량을 기반으로 다음 달 국제힐링센터를 개원한다. 국내 최고 관광지인 경주와 연결해 의료관광객을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심재철 병원장은 “힐링센터는 의료와 휴식, 관광을 결합한 새로운 차원의 의료서비스”라며 “국제관광도시 경주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단기간에 의료관광의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북부지역을 대표하는 안동병원은 2009년부터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 등 안동지역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곁들인 의료관광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구미강동병원은 2010년부터 의료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2월에는 중국과 몽골 의사를 대상으로 연수를 할 예정이다. 구미의 자랑인 전자산업을 관광 프로그램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경북도는 대도시에 비해 부족한 의료기관을 관광 기반을 통해 보완해 고급형 의료관광객을 유치하는 차별화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구를 찾는 의료관광객이 관광은 경북에서 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경북의 외국인 환자는 2009년 126명에서 지난해는 1020명으로 늘었다. 경북도는 지난달 의료관광 전담 인력을 배치했다. 이원경 보건정책과장은 “의료관광은 중증 질환 치료보다는 건강검진 등을 마치고 관광을 하는 경우가 많아 경북의 잠재력이 높다. 경북의 뛰어난 관광자원이 의료관광 활성화를 이끌도록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경북도가 의료관광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자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의료기반은 경북보다 나은 편이나 관광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2009년 ‘메디시티(의료도시) 대구’를 선언한 후 의료관광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성장이 더딘 편이다. 외국인 환자는 2009년 2800여 명에서 지난해는 7000여 명으로 늘었지만 대구 주둔 미군 진료가 포함돼 순수 의료관광객은 실제보다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시는 내년 초 준공 예정으로 중구 동산동에 짓고 있는 메디텔(의료관광객용 호텔) ‘대구메디센터’가 운영되면 대구의 의료관광 기반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홍석준 대구시 의료산업과장은 “의료관광의 수준과 활동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는 만큼 지역 31개 의료관광 선도병원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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