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사이트 ‘우리민족끼리’ 가입 86명 이적행위 혐의 수사중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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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카페회원 “김정일 사망 가슴 찢어져”
30대 통진당원 “나였어도 연평도 쐈을 것”
공안당국 “숫자 더 늘어날 수도”

공안당국이 북한의 대남선전사이트 ‘우리민족끼리’ 회원 1만5000여 명 중 최소 86명의 내국인과 해외교포가 직접 이 사이트에 가입해 이적행위를 해온 것으로 판단해 수사 중인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당국은 이 명단에 민주노동당 당원 45명, 통합진보당 당원 6명,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회원 4명, 해외교포 7명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회원 1만5000여 명 전체에 대한 분석을 마치면 스스로 이 사이트에 가입한 것으로 판단되는 인물들을 추려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86명은 현재까지 확보한 수이며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우리민족끼리에 스스로 가입했는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안당국은 내국인이 북한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에 스스로 가입하고 이적행위를 한 것이 확인되면 국가보안법 7조(찬양 고무 등)를 적용해 사법처리할 예정이다.

24일 동아일보가 86명의 명단 중 41명의 신원과 활동 내용을 확보해 분석해 보니 전현직 전교조 교사, 민노당원인 컴퓨터 프로그래머, 재미교포 등 다양한 인사가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북한을 일방적으로 찬양하거나 옹호하는 글을 써왔다. 반미와 국보법 철폐를 주장하고 정부를 비방해온 공통점도 있다.

우리민족끼리 회원인 재미교포 마모 씨(51)는 페이스북에 “백두산 명장 김일성 장군과 항일유격대를 계승한 분은 북한 군부다. 이분들이 조국 통일의 주역”이라며 “반드시 평양에 가겠다”는 글을 올렸다. 마 씨는 블로그에 “미국에선 미국인이 방북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 왜 남한에선 방북하고 귀환한 한상렬 목사를 못살게 괴롭히는지”라며 “친일매국노가 지배층을 이루고 있으니 그렇다”고 쓰기도 했다.

통합진보당원이자 사업가인 고모 씨(35)는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친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난 다음 날인 2010년 11월 24일 트위터에 “내가 북한 입장이라도 쐈겠다”라며 “(포격 당시) 주민들 대피는커녕 군인들만 도망친 거 아냐?”라는 글을 올렸다. 고 씨는 또 “북한 사회를 왕권통치라고 하는 건 북한식 사회주의를 모르는 어설픈 인식”이라는 주장을 트위터에 남기기도 했다.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와 ‘통일문화의 향’ 등 종북 카페 두 곳에서 활동한 김모 씨(43)도 우리민족끼리에 스스로 가입했다고 판단되는 인물이다. 김 씨는 ‘통일문화의 향’에 김정일 사망 소식이 올라오자 “민족의 위대한 별이시여. 가슴이 찢어지고 목이 메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라며 애통해했다. 또 “법원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반국가단체라는 걸 증명하지 못하면 국가보안법은 무효”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노당원이자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 회원인 김모 씨(49)도 당국이 파악한 우리민족끼리 회원이다. 김 씨는 2010년경부터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담은 글들을 트위터에 올리다 누리꾼들의 항의를 받은 적이 있다.

이미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인물 중에서도 우리민족끼리 회원이 있었다. 전교조 교사 김형근 씨(53)는 김일성 부자를 찬양하는 글 등의 이적표현물 수십 개를 소지하고 배포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당국은 김 씨가 스스로 이 사이트에 가입했는지를 조사해 혐의를 추가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조동주·김성규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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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우리민족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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