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세상을 선물한 아버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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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최동익 씨 일가족, 미니버스 개조한 캠핑카로 1년간 亞-유럽 횡단

울산의 일가족 5명이 다음 달부터 1년 동안 미니버스를 개조한 캠핑카로 아시아와 유럽 대륙을 횡단한다.

주인공은 울산 울주군 범서읍에 사는 최동익 씨(49) 가족. 최 씨는 2005년 울산고래박물관 건립 당시 전시디자이너로 일했고, 2010년에는 울산옹기세계엑스포 전시팀장을 맡았다.

최 씨는 “나이를 더 먹기 전에 가족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결심했다. ‘신(新)실크로드’인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국도 7호선)의 출발점이 한국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도 이번 여행의 한 가지 목적”이라고 말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부인 박미진 씨(45)도 기꺼이 찬성했다. 최 씨는 여행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파트를 팔았다. 그 대신 시골에 작은 집을 직접 짓고 25인승 중고 버스를 구입해 차 안에 침대와 부엌을 만들었다. 고3인 딸(19)과 고1 아들(17), 중3 막내아들(16) 등 세 자녀는 휴학했다. 최 씨는 “학자가 되려는 학생이 아니면 교실 밖에서 많은 것을 체험할 기회를 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음 달 15일 해맞이 장소로 유명한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에서 출발할 예정이다. 이어 강원 속초항에서 배편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한다. 이곳부터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을 따라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를 거쳐 포르투갈로 갈 예정이다. 핀란드∼터키∼인도∼중국을 거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정. 총 여행거리는 5만5000∼6만 km. 대략 하루 200km를 여행하게 된다. 경유하는 나라는 2개 대륙에 30여 개국. 비자는 다음 나라로 가기 전의 나라에서 발급받을 예정이다. 가족은 여행할 나라의 기본적인 언어도 익혔다. 여행경비를 아끼기 위해 버스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최 씨 가족이 경유하는 아시안 하이웨이는 아시아 지역 32개 국가를 연결(55개 노선 14만 km)하는 고속도로망이다. 유엔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가 아시아 국가 간 물적 인적교류 확대의 매개체 역할을 기대하며 추진 중인 프로젝트다.

이들 가족의 별명은 ‘빼빼(ppeppe) 패밀리’. 최 씨 부부가 비교적 몸이 마른 편이어서 지은 이름이다. 여행을 계획하며 SNS에 띄운 제목도 ‘빼빼 패밀리의 유라시아 대륙횡단 계획서’다. 최 씨는 “아시안 하이웨이는 남북으로 연결돼 있지만 북한을 경유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 1년 후 돌아올 때에는 남북 정세가 안정돼 중국에서 북한을 거쳐 귀국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미니버스#캠핑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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