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항공우주산업 잡아라” 지자체 치열한 공중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9일 03시 00분


대구, 산업벨트 계획 발표… 대전-경남과 경쟁
경북도-영천시는 부품산업단지 조성에 박차

지방자치단체들의 항공우주산업 선점 경쟁이 뜨겁다. 항공우주기술혁신센터 등이 입주해 있는 경북 영천 하이테크지구의 경북차량용임베디드기술연구원 모습. 영천시 제공
지방자치단체들의 항공우주산업 선점 경쟁이 뜨겁다. 항공우주기술혁신센터 등이 입주해 있는 경북 영천 하이테크지구의 경북차량용임베디드기술연구원 모습. 영천시 제공
대구와 대전, 경북, 경남이 항공우주산업 선점을 위한 치열한 ‘공중전’에 돌입했다. 항공우주 분야는 자동차와 기계, 정보기술(IT) 같은 지역 핵심 산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미래 산업이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대전시, 경남도는 최근 항공전자 IT융합 산업벨트 조성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각 지역이 가진 경쟁력 높은 산업을 융합해 첨단 항공 기술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대구에는 IT 관련 기업이 1000여 곳 있고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 등의 연구도 활발하다. 대전은 KAIST와 항공우주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 등 관련 연구기관이 몰려 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국기계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정부기관과 무인항공기 부품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국내 항공우주 관련 기업 60%가 밀집한 경남은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최근 대구서 열린 항공전자 산업벨트 연구용역 발표회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KAI)와 LIG넥스원, 다쏘시스템, 휴원, 삼성텔레스 등 관련 기업과 ETRI, DIP, 충남대 종합군수체계연구소, 경북대 3D융합기술지원센터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산학연 전문기관들이 참가했다.

이들 지자체와 연구기관은 다음 달까지 사업 계획을 확정하고 정부 지원을 요청할 방침이다. 핵심 기업 100개를 육성해 연매출 7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신규 고용 창출은 1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송인섭 DIP 원장은 “항공산업은 초기 투자와 연구개발이 어려운 분야지만 대구의 IT 기술력과 대전의 연구 역량을 잘 활용하면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항공전자 부품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인 영천시 녹전동 하이테크지구에는 세계 최대 항공우주 기업인 미국 보잉사의 항공전자 수리정보개조(MRO)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6600여 m²(약 2000평)에 공군 주력 전투기 F-15K의 전자부품 공급을 위한 생산 공장과 연구시설을 갖춘다. 내년 10월 가동에 들어간다. 이 센터는 전투기를 시작으로 조기경보기와 헬기, 민간항공기까지 부품 공급 대상 기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 세계에 항공 관련 전자부품 협력업체 수십 곳이 입주를 검토하고 있다.

MRO센터 인근에는 정부 지원을 받는 항공전자 부품 시험평가센터도 2015년 들어설 예정이다. 1만9000m²(약 6000평)에 항공 제품 기능 및 품질 평가, 연구개발 시설이 생긴다. 국내 항공산업은 비행기 조립과 제작 가공 기술은 있지만 핵심 부품 및 시험평가 기반은 약한 편이다. 이 센터가 활성화되면 항공 부품 국산화와 항공 정비기술 성장, 수입 대체를 통한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경북도는 항공전자 시험평가 기반이 구축되면 항공 부품 생산과 정비, 시험, 인증평가 기능을 모은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김학홍 일자리경제본부장은 “항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영천 하이테크지구를 국가산업단지로 확대하고 IT와 방위산업을 접목한 에어로(항공우주산업) 테크노밸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항공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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