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한양대학교]세계 IT시장에 ‘Made in Hanyang’ 새길 날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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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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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전공


최근 급속도로 성장한 정보통신 분야, 그중에서도 모바일이나 유비쿼터스 플랫폼 같은 전자기기 영역은 이제 우리의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와 있다. 사무실, 가정, 심지어 길거리에서도 이런 기기의 도움이 없다면 불편함을 겪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정보기술(IT) 판도가 하드웨어에 집중돼 있던 시대에서 소프트웨어 지향으로 변모하고 있는 시점. 누가 소프트웨어 시장을 선점하고 장악하느냐가 미래 IT 산업의 향방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누가 이런 일을 하고 있을까. 삼성이나 LG로 대변되는 대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하지만 대기업들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인력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대학이 컴퓨터공학과나 전자통신학과 같은 관련 학과들을 발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지만 치열한 산업현장에 비하면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많다. 지금은 최고의 자리에 올라 있는 기업들조차도 속내를 보면 인재난 때문에 앞날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2011년 3월, 한 대기업의 발표가 대학가와 IT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한양대에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를 신설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전에도 기업체가 대학과 연계해 계약학과를 만드는 정도의 협업은 이루어진 적이 있지만, 국내 최고 전자업체가 학과를 공동 설립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소프트웨어 전공은 2012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해 닻을 올렸다. 이후 삼성전자뿐 아니라 LG전자 등 여러 기업체가 참여하고 지원하게 된 소프트웨어 전공은 차별화된 실무 교육으로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최강의 인프라


소프트웨어 전공 학생들은 재학 중 학교에서 정한 성적을 유지하면 1, 2학년 때는 대학 측이, 3, 4학년 때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장학금을 전액 지원한다. 2012년 기준으로 70%의 학생들이 이 혜택을 받았다. 대학원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진학해도 등록금이 계속 전액 지원된다.

소프트웨어 전공은 학생들의 취업까지 보장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학과의 장학-취업 연계 프로그램은 대부분 3학년 이후 진행된다. 반면 한양대 소프트웨어 전공 학생들은 2학년 2학기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간소화된 사전 채용절차를 밟게 된다. 이를 통해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보장 받는 시스템이다.

학습 환경도 최고로 갖췄다. 소프트웨어 전공 전용 강의실인 ‘소프트 원더랜드’를 비롯해 분야별 멀티미디어 실습실, 디지털설계 실습실, 임베디드 실습실, 회로 실험실 등 다양한 실습공간이 있다. 삼성과 LG가 제공한 수 백 점의 실습 장비도 구비하고 있다. 소프트 원더랜드는 최첨단 강의와 실습환경을 갖춘 공간으로, 학생 개개인이 최대한 실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정좌석제로 운영한다. 강의실 한편에는 회의용 대형 LCD 스크린이 구비된 스터디룸도 마련되어 있다. 소프트웨어 전공 학생들은 과목별로 강의실을 찾아 이동할 필요 없이 자기 자리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공부를 하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조교와 함께 상의할 수 있는 스터디룸을 이용하면 된다.

깐깐한 학사관리

한양대 소프트웨어 전공은 창의적인 문제해결과 실무능력을 갖춘 최고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만큼 교육과정이 탄력적이고 학사관리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있다. 파격적인 지원만큼 학생들에게 거는 기대감이 한양대나 삼성전자, LG전자 또한 크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전공에서는 학년당 정원 30명의 고급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커리큘럼도 업계의 요구를 신속하게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과정은 △실무능력 강화 △전문지식 강화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업이 원하는 현장형 인재를 양성하도록 짜인 것이다.

이를 위해 반복적 심화학습과 실습이 진행된다. 현실에 존재하는 어떤 문제를 설정한 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알고리즘 설계, 코딩, 테스트까지 직접 한다. 과제의 난이도를 조금씩 높여 반복적으로 수행하면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나간다.

실습 시간에는 학생 10명당 조교가 1명씩 배치된다. 강의 위주 수업 대신 프로젝트 수업에 초점을 맞췄다. 과제 대부분을 팀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산학협력을 통한 인턴십도 필수다.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배양을 위해 전공 외에 심리학과 디자인, 경영학 등 다양한 학문이 교과과정에 포함됐다.

소프트웨어 전공의 최용석 교수는 “지도교수 책임제를 도입해서 학생들의 학습상황을 일일이 체크하고 정규강의에도 교수 멘토링 시간을 넣어서 학생들을 밀착 지원한다”고 말했다. 타 대학 유사학과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매 학기 지도교수와 함께 지금까지 이수한 과목과 각 과목의 성취도를 기준으로 다음 학기 수강 계획을 세운다. 또한 학생이 수강한 각 전공과목별로 교수, 조교의 평가 결과를 포트폴리오로 관리해 학습지도에 활용할 계획이다.

남다른 학습지원 프로그램


교과과정 외 학습지원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학생들의 학습 포트폴리오를 평가, 시상해 학생들의 자발적인 학습관리를 독려하는 ‘학습 포트폴리오 경진대회’, 예비 신입생과 재학생들이 모여 소프트웨어 분야의 저명인사들을 초청해 특강을 듣고 코칭을 받는 ‘소프트웨어 윈터 캠프’ 등을 개최한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의 취약성에 대해 무료로 배포되는 소프트웨어 시장의 특징과 자본과 인재의 부족함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에 비슷한 제품을 만들 인력은 많지만 명품을 만들 장인이 부족하다. 한양대 소프트웨어 전공은 바로 명품 장인이 될 핵심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 교수는 또 “이공계 기피현상 속에서 우수 인재를 유인하고 제대로 가르쳐 산업현장에 내보내기 위한 고민의 결과가 바로 소프트웨어 전공”이라며 “학교와 기업이 의기투합해 만든 소프트웨어 전공 학생들이 세계 IT시장에 ‘Made in Korea,’ 아니 ‘Made in Hanyang’이 새겨진 제품을 빨리 내놓을 수 있도록 열정을 다해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급변하는 시장,‘공부하는 스승’이 잡는다… 융합전자공학부 ▼


한양대가 소프트웨어 전공을 통해 이루려는 인재 배출의 비전은 명확하다. ‘다수 인력’보다 ‘고급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것. 잘나가는 모바일 운영체제를 모두 외국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후발 주자로 뛰는 만큼 좀 더 뛰어난 개발자, 좀 더 남다른 브레인을 확보하는 것이 바로 이 소프트웨어 전쟁의 승패 전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양대가 단지 소프트웨어에만 집중하는 건 아니다. 사실 소프트웨어 전공 이전부터 오랜 역사와 전통의 전자공학과가 있었다. 최고의 공대를 자부하는 만큼 이미 컴퓨터와 전자기기 분야에서는 탄탄한 기반을 다져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기반이 있었기에 소프트웨어 전공을 세우는 것도 가능했다.

이 전자공학과의 이름이 지금은 융합전자공학부로 변했다. 학문의 외연은 넓히면서 분야는 더욱 깊어진 학과다.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맞게 명칭을 바꾸고 자칫 공대라는 틀에 갇혀 부족할 수 있는 융합적인 사고의 기반을 닦아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기술 시장을 따라잡으려면 다방면을 아우르는 인재는 필수. 그래서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들의 모토는 ‘공부하는 스승’이다. 교수가 먼저 공부를 해야 연구 활동에, 그리고 실험과 실습 교육에 자연스레 반영되기 때문이다.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진은 정보기술(IT) 분야 간 공동연구를 활발히 진행하며 그 역량을 각종 대외평가에서 객관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학부 교수 1인당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국제 저널 발표 실적은 전국 평균 1위, 교수 1인당 특허 등록 또한 평균 1위에 올랐다. 융합전자공학부가 참여한 두뇌한국(BK) 21 정보기술 인력양성 사업은 전국 12개 대형 사업단 평가에서 평균 1위를 차지했다. 명실 상부하게 IT 분야에서 최고의 연구 역량을 확보하고 있음이 검증된 것이다.

이처럼 한양대 공대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IT 인재 양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융합 학문으로서의 기반이 든든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고 앞으로도 시대를 앞서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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