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수갑이 안풀리네” 경찰이 119에 SOS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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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수차례 돌려봐도 허사… 결국 119 절단기로 잘라내

16일 오후 4시 반경 강원 홍천경찰서 희망지구대. 술에 만취해 다방에서 행패를 부린 허모 씨(41)가 거칠게 몸을 흔들고 있었다. 경찰은 체중이 100kg에 이르는 거구인 허 씨를 제압하기 위해 몸 뒤쪽으로 수갑을 채운 상태였다.

약 1시간 뒤, 허 씨가 어느 정도 술이 깨자 경찰은 지구대에서 홍천경찰서로 인계하려고 했다. 그러나 허 씨가 순찰차에 타기 편하도록 수갑을 몸 앞쪽으로 바꿔주려 할 때 문제가 발생했다. 수갑이 풀리지 않았던 것. 열쇠를 꽂아 몇 번을 돌렸지만 열쇠마저 움직이지 않았다. 경찰은 결국 119에 SOS 요청을 했다. 지구대에서 1.3km가량 떨어진 119구조대를 찾아가 철제 절단기로 수갑을 잘라내야만 했다.

경찰 관계자는 “허 씨가 손목이 두꺼운 데다 몸을 심하게 움직여 수갑이 고장 난 것 같다. 경찰 생활 20여 년 만에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며 “수갑을 절단하느라 시간이 걸렸지만 피의자 인권이 침해되는 일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허 씨는 경찰 조사 결과 벌금 미납으로 기소중지 상태인 것으로 드러나 춘천지검에 인계됐다.

홍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수갑#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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