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벤츠, 마티즈 ‘쾅’… 퇴근길 여성가장 숨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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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치과의사 음주운전… 신호대기 차량 들이받아

만취한 치과의사가 벤츠 승용차를 몰고 가다 신호대기 중이던 마티즈 승용차를 들이받아 무고한 여성이 숨졌다. 피해자는 밤늦게까지 남의 가게 주방에서 일하며 어렵게 살아온 여성이었다.

13일 오전 3시 15분 광주 북구 동림동 S대 사거리에서 치과의사 한모 씨(46)가 몰던 2004년식 S350 벤츠 차량이 신호대기 중이던 마티즈 차량을 뒤에서 들이받았다. 마티즈는 65m를 튕겨 나가면서 불이 나 운전자 최모 씨(55·여)가 숨졌다. 마티즈는 5초 만에 차량 전체에 불이 붙었다. 최 씨는 광주 북구 용봉동의 한 업소에서 주방 일을 마치고 퇴근하던 길에 참변을 당했다. 최 씨는 홀로 남매를 키워 딸은 출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사고 당시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한 결과 최 씨는 왕복 8차선 도로 사거리에서 홀로 빨간색 정지 신호를 지켰다. 교차로에 멈춰 섰을 때 사이드 브레이크까지 올렸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최 씨는 인적과 차량이 뜸한 새벽 시간임에도 교통법규를 지키다 변을 당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사고를 낸 한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5%로 면허취소 기준(0.100%)을 넘었다. 한 씨는 이날 오전 2시 반까지 광주 북구 유동에서 술을 마신 뒤 대리운전사가 오지 않자 직접 6km를 운전하다 사고를 냈다. 한 씨는 “도로 3차로에 신호대기 중이던 마티즈 차량을 미처 보지 못했다”며 “음주운전이 이렇게 큰 피해를 불러올 줄 몰랐다”고 고개를 숙였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채널A 영상] 공포의 음주운전, 알코올이 운전자에 미치는 영향은?

#벤츠#마티즈#음주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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