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컬처 IN 메트로]드라마 속 신데렐라는 왜 옥탑방에만 살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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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의 남녀 주인공이 옥탑방 앞 넓은 옥상에서 야경을 바라보는 장면. ‘신데렐라’ 드라마에서는 가난한 여주인공이 옥탑방에서 산다는 설정이 자주 등장한다. SBS 제공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의 남녀 주인공이 옥탑방 앞 넓은 옥상에서 야경을 바라보는 장면. ‘신데렐라’ 드라마에서는 가난한 여주인공이 옥탑방에서 산다는 설정이 자주 등장한다. SBS 제공
최근 종영한 SBS TV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에서 부유층들의 화려한 집과 사무실만큼이나 자주 등장하는 곳이 있었다. 한세경(문근영)이 사는 옥탑방이었다. 옥탑방 마당에 서면 드넓게 펼쳐진 서울 야경이 반짝거린다. 한세경은 마당에서 야경을 보며 고뇌하고 재벌 2세인 차승조와 옥신각신하며 사랑도 키웠다.

옥탑방이 ‘신데렐라’ 드라마 여주인공의 거주지로 자주 등장한다. ‘옥탑방 고양이(2003년)’를 시작으로 ‘천국의 계단(2003년)’, ‘파리의 연인(2004년)’의 여주인공이 옥탑방에서 살았다. 최근엔 ‘보스를 지켜라(2011년)’의 노은설(최강희), ‘옥탑방 왕세자(2012년)’의 박하(한지민), ‘내 딸 서영이(2013년)’의 이서영(이보영) 등 가난한 여주인공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옥탑방에서 살았다.

드라마 장소 섭외 담당자들은 “옥탑방은 가난한 처지를 보여주면서도 넓은 옥상과 야경 등 낭만적인 요소를 고루 갖춰 연출에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옥탑방의 섭외 조건은 까다롭다. 우선 지그재그 형태로 된 계단을 타고 올랐을 때 옥탑방 마당이 나오는 구조여야 한다. 그래야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을 만나려고 계단을 오르거나 계단에서 두 주인공이 만나는 장면 등을 좋은 각도로 담아낼 수 있다. 넓은 옥상이 있으면서도 주위에 시야를 가리는 건물이 없어 탁 트인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이라면 더 선호된다. 빛나는 야경을 가진 옥상은 두 주인공이 사랑을 키워가는 장면을 담는 데 효과적인 장소이기 때문이다. 주택이 빽빽하게 들어찬 서울에서 이런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집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고지대에 속하는 종로구 창신동, 동작구 노량진본동이 주요 섭외 지역이다. 이곳에서 넓은 옥상이 딸린 3, 4층 주택의 옥탑방은 촬영지로 가장 선호된다.

‘청담동 앨리스’는 노량진본동의 4층 주택에 있는 옥탑방에서 촬영했다. 이 옥탑방 옥상에서는 조명을 켠 한강대교와 이 위를 유유히 건너가는 전철 등 한강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파리의 연인’은 창신동 고지대의 주택 옥탑방에서 촬영했다. 옥상에서 보이는 동대문 패션타운의 야경은 드라마에 낭만을 더했다. 창신동은 특히 밤새 꺼지지 않는 동대문 패션타운의 조명 덕에 빛나는 야경을 담을 수 있어 옥탑방 섭외지로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드라마#옥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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