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시설공단 ‘친절 1위’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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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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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주호 이사장 불시 점검… 시민 평가 고과에 반영도
작년 고객만족도 최고점… 3월부터 장례시설 운영 “가격 대폭낮춰 부담 줄일것”

울산시설관리공단 엄주호 이사장(62·사진)은 매주 토, 일요일 저녁이면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외출한다. 주로 찾는 곳은 울산대공원이나 울산체육공원 등 공단이 운영하는 시설. ‘변장’을 하는 이유는 시민이나 직원들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직원들이 어떻게 근무하는지, 시설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지를 직접 살펴보려는 뜻이다.

○ “이젠 친절봉사가 습관화”


엄 이사장은 2006년 부임 직후부터 ‘미스터리 쇼퍼’(고객을 가장해 서비스를 평가하는 사람)로 나섰다. 현장을 둘러본 결과는 매주 2회 열리는 간부회의에서 공개한다. 그는 또 2011년 9월부터 시민 20여 명을 미스터리 쇼퍼로 뽑아 분기별로 직원들의 근무자세를 평가하고 있다. 대상은 주차 직원과 안내 데스크, 매표 직원, 청원경찰, 대관 담당 직원 등 시민들과 접촉이 많은 직원들이다.

고객평가단의 직원 평가점수는 인사고과에 100% 반영한다. 평가점수가 우수한 직원에게는 연말에 포상금을 지급한다. 점수가 나쁜 직원의 경우 삼진아웃제를 적용해 1, 2회까지는 복지 포인트를 삭감하고 3회째는 징계위원회에 넘긴다. 연말 성과급도 최대 100만 원 적게 지급한다. 엄 이사장은 “이런 방식을 도입해 보니 직원들 사이에 ‘근무 중에는 언제나 평가받는다’는 생각이 확산돼 친절하고 책임감 있는 근무 분위기가 뿌리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설관리공단은 지난해 행정안전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83.9점을 받아 전국 시설관리공단 중 1위를 차지했다. 또 한국소비자포럼에서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을 받는 등 매년 성과를 거두고 있다.

○ “장묘문화 개선 시급”

울산시설관리공단은 종합장례시설인 하늘공원(울산 울주군 삼동면)을 3월 1일부터 운영한다. 엄 이사장은 하늘공원 운영을 계기로 장례 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유족과 문상객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장례용품을 시중가의 절반 가격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조화도 1단 크기만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3단 크기 조화는 하늘공원에 반입하지 못한다는 방침을 이미 울산시화훼협회에 알렸다. 납골당과 매장 장지 이용료는 시중가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유족실과 안치실 사이를 투명유리로 차단하고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직원들이 상주 등에게 금품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 병원 영안실에서 하늘공원까지 시신을 옮기는 과정도 최대한 편리하게 할 계획이다. 엄 이사장은 “하늘공원의 이용료와 장례용품을 저렴하게 하면 장례 관련 업자들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유족의 슬픔을 이용해 수익을 많이 내려는 행태는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늘공원에는 화장시설인 4층 규모 승화원에 화장로 10기가 설치된다. 장례식장은 3층(연면적 2952m²·약 893평)으로 빈소 5실을 갖춘다. 2층(연면적 2420m²·약 732평)인 추모의 집(봉안당)은 화장한 유골 2만16위를 봉안할 수 있다. 3만87m²(약 9100평)에 6만500기 규모인 자연장지는 우선 9700기(잔디장 6000기, 수목장 3700기)가 매장될 수 있도록 조성된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시설관리공단#미스터리 쇼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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