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산타가 된 대학생들 “얘들아, 꿈 포기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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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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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대 이상우 교수가 24일 교내에서 천안시내 한 아동복지시설에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드럼 개인교습을 하고 있는 모습(위)과 성탄절을 맞아 장애아동과 조손가정, 소외계층 아동들을 위한 ‘몰래 산타 대작전’을 펼친 건양대 재학생들. 백석대·건양대 제공
백석대 이상우 교수가 24일 교내에서 천안시내 한 아동복지시설에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드럼 개인교습을 하고 있는 모습(위)과 성탄절을 맞아 장애아동과 조손가정, 소외계층 아동들을 위한 ‘몰래 산타 대작전’을 펼친 건양대 재학생들. 백석대·건양대 제공
대전 충남지역 대학들이 성탄절을 맞아 소외계층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선물을 전달하는 행사를 넘어 대학으로 초청해 특별 레슨을 해주거나 깜짝 이벤트 등으로 기쁨을 두 배로 늘리고 있다.

○ 백석대 ‘성탄의 약속’ 행사

24일 오후 충남 천안시 안서동 백석대 본부동 1층 가스펠하우스. 이 대학 기독교문화예술학부 최우혁 교수(45)가 천안시내 아동복지시설인 익선원 이모 양(12)에게 기타교습을 하고 있었다. 바로 옆방에서는 같은 학부 이상우 교수(39)가 다른 시설아동 3명에게 드럼을 가르치고 있었다. 이날 대학에 초대된 ‘손님’은 천안시내 익선원 신아원 삼일육아원 등 3개 아동복지시설에 있는 아동 23명. 아동들은 일반인도 경험하기 어려운 교수들의 전문적 레슨에 눈과 귀를 집중하고 있었다. 백석대 교수들의 프로그램은 13년 전인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정과 부모의 보살핌에서 벗어나 국가의 대리보호를 받고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남부럽지 않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 이후 20∼30명의 교수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천안지역뿐만 아니라 서울 홍성 등에 있는 아동복지시설을 번갈아 방문해 컴퓨터 피아노 기타 드럼 등을 특별 개인지도 해왔다. 현재까지 이들의 ‘고급 레슨’을 받은 시설 아동들은 500여 명. 행사를 담당하는 백석선교원 이계능 교수는 “방과 후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동과 청소년을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익선원 민태원 원장(45)은 “전문가인 교수들의 핵심 포인트 레슨으로 만족도가 매우 높고 성과도 크다”고 말했다.

○ 건양대 ‘몰래 산타 대작전’

충남 논산시 건양대 재학생들은 매년 크리스마스면 산타로 변장해 장애아동과 조손가정, 소외계층 아동들을 위해 ‘몰래 산타 대작전’을 펼치고 있다.

올해에도 대학생 50명이 산타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들은 22일 논산시내 사랑우리의 집, 에덴 지역아동센터, 논산애육원 등 세 곳을 방문해 학생들이 직접 고르고 정성들여 포장한 선물을 전달했다. 하지만 ‘산타 할아버지가’가 아닌 대학생 언니 오빠라는 게 금방 탄로났다. 선물만을 전달하기엔 너무 아쉬워 한 대학생들이 신분을 드러내고 아동들과 어울리기로 했기 때문. 산타모자를 벗고 수염을 떼자 아이들은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함께 호떡만들기, 율동함께하기, 캐럴부르기 등으로 어울렸다.

장한별 씨(21·호텔관광2)는 “산타의 빨간 옷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내년에도 이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산애육원 송규상 사무국장(52)은 “아이들이 산타를 만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며 “멋진 이벤트를 만들어 준 대학생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백석대#건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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