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도지사 취임 첫날 ‘홍반장’답게… 홍준표 잘못된 직원 보고에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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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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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우선” 당선증 교부식 불참

20일 오전 취임한 홍준표 경남도지사(왼쪽)가 부인 이순삼 여사와 함께 도청 정원에서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20일 오전 취임한 홍준표 경남도지사(왼쪽)가 부인 이순삼 여사와 함께 도청 정원에서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아니 자동차 수출이 얼마나 잘 되고 있는데, 이런 자료를 만듭니까.”

20일 오전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구도권 기획조정실장으로부터 종합업무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고함을 ‘버럭’ 질렀다. 구 실장과 배석한 간부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경남경제는 조선업이 불황이고 기계, 자동차 산업의 수출 부진에 이은 투자 감소로…’라는 대목을 지적한 것. 실무 담당자가 “자료 분석을 잘못했다”고 해명하자 홍 지사는 “모든 업무를 꼼꼼하게 챙기라”며 분위기를 풀었다. 업무보고장에서 나온 간부들은 “편안한 세월 다 갔다. 도정을 꿰고 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홍 지사는 예상대로 파격 행보를 계속했다. 이날 오전 11시 경남도선관위에서 열릴 예정이던 당선증 교부식에는 가지 않았다. 서둘러 업무를 챙겨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도교육감과 도의회의장 등 기관장을 초청해 행사를 개최하려던 선관위는 불편한 표정이었다. 선관위 관계자는 “당선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도민을 대신해 선관위가 교부를 하는 ‘행정(확인) 행위’이므로 참석하는 것이 도민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홍 지사의 당선증은 김춘수 경남도 행정지원국장이 대신 받았다.

홍 지사는 이날 오전 3·15민주묘지와 충혼탑 참배, 사무인수서 서명, 간부 신고, 기자실 방문에 이어 오전 10시 도청 강당에서 간단하게 취임식을 마쳤다. 부인 이순삼 여사(56)와 함께 도청 구내식당에서 오찬을 한 그는 건설사업본부를 시작으로 업무보고를 받았다. 비서진조차 숨 돌릴 틈이 없었다. 홍 지사는 주말부터 4일 정도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등을 찾아 예산 확보에 나선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정무부지사 자리 등을 놓고 캠프에서 다툰다는 소문이 있다”고 하자 정색을 하고 “인사는 지사가 한다. 주위에서 무슨 얘기를 해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현재 정무부지사로는 새누리당 경선 과정에서 홍 지사를 밀어주고 사퇴한 하영제 전 농림부 차관과 당대표 시절 호흡을 맞춘 김정권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조진래 전 의원 등이 거명된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자동차 수출#홍준표 경남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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