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구 달서구 성당동 계명대 성서캠퍼스 동문에 있는 대학로에서 학생들이 힘차게 뛰고 있다. 달서구는 이 주변을 다문화 문화거리로 꾸밀 계획이다. 계명대 제공
14일 오후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대 북문 앞 대학로.
골목 양쪽에 늘어선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에 트럭 한 대가 겨우 빠져나오고 있었다. 인도가 따로 없어 보행자들은 차량을 이리저리 피해 걸었다. 김수진 씨(22·여)는 “급하게 달리는 승용차와 오토바이에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대학로가 아니라 그냥 차도일 뿐”이라고 말했다.
150여 개 상가가 몰려 있는 경북대 대학로(복현오거리∼연암로 삼거리·약 1.5km) 주변의 하루 유동 인구는 2만5000여 명. 하지만 보행 환경이 나쁜 데다 별다른 문화행사도 없어 대학로라는 이름값을 못한다.
대구 경북의 규모가 큰 대학 주변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대구 북구는 경북대 대학로 주변을 문화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내년 7월부터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2015년까지 109억 원을 들여 ‘로데오거리’(가칭)를 만들 예정이다.
우선 보행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폭 2.5m, 길이 3.8km의 인도를 설치하고, 차량 일방통행 구간을 만들어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북문 일대에서는 대학로에 어울리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소공연을 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상가번영회와 연계한 축제도 마련키로 했다. 지하주차장을 만들어 시민들의 이용이 편리하도록 할 계획이다. 류춘이 북구 교통과장은 “경북대와 주민, 상인, 학생들이 참여하는 추진기획단을 구성할 예정”이라며 “대구를 상징하는 특색 있는 문화거리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밤늦도록 학생과 직장인들로 붐비는 경북 경산의 영남대 앞 대학로도 변화하고 있다. 이곳은 올해 9월 지하철 2호선 연장 개통 후 대구대와 대구가톨릭대 등 인근 대학생들까지 몰려드는 등 유동인구가 급증했다. 이 같은 효과 때문에 영남대 대공연장인 천마아트센터는 접근성이 좋아져 연말까지 공연이 꽉 찼다. 영남대역 주변의 노천강당과 분수공원에서도 전시회와 공연이 자주 열려 시민휴식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김태우 영남대 총동아리연합회장(25·경영학과 4학년)은 “동아리마다 내년에 통기타와 댄스 등 공연 계획을 짜느라 바쁘다”며 “정식 무대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대구 달서구 계명대 성서캠퍼스 동문 앞에는 양쪽으로 대학로와 로데오거리가 조성돼 있다. 서점과 학원, 카페, 커피전문점 등 학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다양해 ‘만남의 거리’로 통한다. 달서구는 이곳을 외국인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구상 중이다. 외국인 전문상점과 음식점 30여 곳이 영업할 정도로 외국인 유학생과 근로자들이 많이 살기 때문. 성정화 달서구 국제교류팀장은 “내년 공원 재정비 사업과 함께 다문화 거리 같은 문화공간도 조성할 계획”이라며 “주민과 외국인이 꾸미는 공연이 열리는 등 개성 있는 거리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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