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홍준표-권영길-이병하 각축… ‘野 단일화’ 막판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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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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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D-14

“이렇게 밋밋하게 간다면 새누리당 후보 당선 가능성이 높다.”

여론조사기관인 경남리서치 조경래 대표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를 보름 앞둔 4일 선거판세를 이렇게 내다봤다. 한 대학 교수가 최근 “야권 후보는 선거판을 흔들 정도의 이슈를 만들지 못한 반면 ‘조용한 선거전략’을 구사하는 새누리당은 순항하는 형국”이라는 분석과 비슷한 전망이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반격 기회가 있을 것이니 지켜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 홍 vs 권, 더블스코어

최근 경남신문이 경남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11월 27, 28일, 유효표본 1000명, 오차범위 6.2%)에서는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 43.6%, 무소속 권영길 후보 23.3%로 홍 후보가 20.3%포인트 앞섰다. 통합진보당 이병하 후보는 4.1%였다.

그러나 부동층이 29%여서 향후 양측의 선거 전략과 돌발변수에 따라 판세가 움직일 가능성은 남아 있다. 권역별로는 시골지역이 많은 서부권에서 홍 후보 52.6%, 권 후보 12.8%로 격차가 컸다. 김해와 양산이 포함된 동부권은 홍 후보 35.3%, 권 후보 29.5%로 차이가 적었다. 김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이며 양산은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의 거주지다.

새누리당 홍 후보의 지지율은 경남지역의 박근혜 대선 후보 지지율(55.3%)과 새누리당 지지율(46.8%)보다 각각 11.7, 3.2%포인트 낮다. 홍 후보가 박 후보 및 새누리당 지지율의 혜택을 보는 셈. 이번 선거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야권후보 단일화와 관련해서는 통합진보당 이 후보(9.2%)보다 무소속 권 후보(42.1%)를 지지하는 응답이 32.9% 높게 나왔다.

○ 후보 단일화와 현안이 변수

이번 선거에서 변화를 줄 요인은 역시 야권후보 단일화다. 경남리서치 조 대표는 “무소속 권 후보로서는 일단 야권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킨 뒤 홍 후보를 공략하는 것이 순서”라며 “단일화가 되고 대형 이슈를 발굴하더라도 역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론조사에서 보듯이 홍 후보 개인의 매력도 떨어지지만 권 후보도 20, 30대를 강력하게 끌어들일 흡인력이 없기 때문.

진보당 이 후보와 무소속 권 후보는 모두 “단일화를 하자”는 쪽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몇 가지 선결과제가 있겠지만 단일화는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이르면 10일경, 늦어도 투표 5일 전까지는 성사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홍 후보가 제시한 ‘경남도청 마산이전’과 권 후보 공약인 ‘통합 창원시 재분리’도 표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요소다. 도청 이전 문제는 홍 후보가 새누리당 경선용으로 빼들었다가 ‘뜬금없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최근에는 약간 물러섰다. 창원시 재분리는 권 후보가 도청이전 안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내놨지만 부정적인 의견이 많이 나오자 숨고르기를 하는 눈치다.

마지막으로는 대선 판도다. 지금처럼 새누리당 박 후보가 선두를 지킨다면 TK(대구경북)로 인식되던 홍 후보는 출마선언 두 달 만에 경남도백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민주당 문 후보가 안철수 전 후보와 손잡고 반전 기회를 잡는다면 홍 후보도 가슴을 졸여야 한다. 어떤 경우든 경남도민들은 김혁규, 김태호, 김두관 전 도지사에 이어 또다시 정치인 출신 도지사를 맞게 됐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선거판세#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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