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9일 파업… 초중고 1217곳 급식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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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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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빵으로 점심 때워
호봉제-직접고용 요구… 노조 “불응땐 2차 파업” 전교조 “파업 지원할 것”

조리사 파업에… 도시락 점심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파업을 벌인 9일 조리사가 모두 파업에 동참해 급식이 중단된 서울 창덕여중에서 학생들이 집에서 싸 온 도시락을 먹고 있다(오른쪽). 연대회의 소속 조합원 1000여 명은 이날 경남도교육청 후문 앞에 모여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연합뉴스
조리사 파업에… 도시락 점심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파업을 벌인 9일 조리사가 모두 파업에 동참해 급식이 중단된 서울 창덕여중에서 학생들이 집에서 싸 온 도시락을 먹고 있다(오른쪽). 연대회의 소속 조합원 1000여 명은 이날 경남도교육청 후문 앞에 모여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연합뉴스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9일 하루 동안 파업을 해 공립학교 10곳 중 1곳에서 단체급식이 차질을 빚었다.

학교들은 수업을 단축하거나 학생이 도시락을 싸 오도록 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이번 파업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되풀이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도시락 없어 빵으로 허기 달래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의 파업으로 전국 초중고교 1217곳이 급식을 하지 못했다. 전체 공립학교 9647곳의 12.6%다. 급식을 중단한 학교는 좌파 교육감이 있는 광주(33.6%·105개교) 전남(18.1%·152개교) 경기(16.1%·359개)가 많았다. 인천과 서울은 각각 21곳과 11곳에 그쳤다.

급식 종사자가 모두 근무를 거부한 경기 부천 성주초교와 수원 영덕고는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가져오도록 했다. 의정부 배영초교는 학교운영위원회의 결정으로 이날 수업시간을 줄였다.

도시락을 싸 오도록 미리 공지한 서울 중구 창덕여중의 경우 학생 370여 명 가운데 10명만 도시락을 싸오지 못했다. 학교는 이 학생들에게 외부에서 주문한 도시락과 김밥을 제공했다.

광주 화정중은 급식 중단을 안내했지만 대부분이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했다. 학생들은 친구들의 도시락을 나눠 먹거나 학교에서 제공하는 빵과 음료로 허기를 달랬다.

3학년 박모 군(15)은 “갑자기 도시락을 싸 올 수 없어서 빵만 먹었더니 배고프다. 불편하고 무슨 사정인지 이해도 되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점심 먹는 것을 허락하고 수업을 1시간가량 단축했다.

○ 이달 중 2차 파업 예고

연대회의는 호봉제 시행과 교육감 직접 고용 등의 요구 사항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2차 파업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급식조리원과 행정실무사 초등돌봄교사 등 전국 학교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15만2609명. 이 가운데 3만5000여 명이 연대회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대회의 관계자는 “9일 파업은 전국에서 1300여 곳의 학교가 참여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교과부가 직접 교섭에 응하지 않거나 호봉제 시행 등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달 중에 2차 파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과부는 직접 교섭에 나설 계획이 없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 주체는 학교장이라는 이유에서다.

교과부 관계자는 “지난해 학교 비정규직에게 지급된 인건비가 1조6000억 원가량인데 요구를 다 받아주면 내년에만 1조300억 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좌파 교육감들도 이를 수용하기 힘들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대부분은 임금과 복지 혜택을 비롯한 고용관계에서 심각한 차별을 받고 있다. 잠시의 불편함은 있을지라도 파업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부당노동행위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등 파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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