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누렇게 익은 도심속 ‘벼 화분’ 2500개

  • 동아일보

市, 5일까지 추수 끝내기로… 수확한 쌀은 복지시설 기부

대구스타디움 광장에 누렇게 익은 벼가 탐스러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대구시는 화분에 심긴 이 벼를 5일까지 수확하고 이후에는 보리를 심을 예정이다. 대구시 제공
대구스타디움 광장에 누렇게 익은 벼가 탐스러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대구시는 화분에 심긴 이 벼를 5일까지 수확하고 이후에는 보리를 심을 예정이다. 대구시 제공
“어, 논 같네. 참 인상적이다.” 동대구역을 빠져나온 승객들은 역 앞 광장에 있는 벼 화분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며 이 같은 말을 입에 담는다. 누렇게 익은 벼가 ‘도심 속 농촌’을 느끼도록 해준다.

대구시 농업기술센터는 동대구역을 비롯해 대구스타디움과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동성로, 엑스코 등 5곳에 화분 2500개를 이용해 올해 6월 벼를 심었다. 딱딱한 콘크리트 건물 사이에서 자란 벼는 수확해도 좋을 만큼 잘 익었다. 1일 동대구역을 시작으로 5일까지 수확을 하면 400kg가량의 쌀이 나올 예정이다. 이 쌀은 대구의 장애인복지시설에 선물한다.

벼 화분을 놓은 곳은 대구를 상징하는 곳이어서 시민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지난달 대구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를 찾은 선수단과 관광객들도 벼 화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등 추억을 만들었다. 수확 때 전통 방식으로 탈곡하는 행사도 열어 시민들의 관심을 끈다. 대구스타디움 광장 벼 화분 앞에서 가족사진을 찍은 조성태 씨(52·수성구 만촌동)는 “시골 고향에 온 듯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농업기술센터는 벼 화분 수확이 끝나는 대로 보리와 밀을 심을 계획이다. 서말희 대구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벼 화분을 가꾸는 동안 많은 분들이 정겨워했다”며 “비록 화분이지만 벼와 보리가 대구의 독특한 풍경을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동대구역#농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