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성폭행범 아버지 “가족 좀 살려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0일 0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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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실신 등 고통 극심, 관심자제 호소

"자식이 잘못됐는데 이러다 온 가족까지 잘못될 것 같아요. 제 가족 좀 살려 주십시오"

광주 여고생 성폭행범 김모 씨(23)의 아버지가 20일 가족에게 쏠린 세간의 관심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씨의 아버지는 20일 전화를 걸어와 "오늘 아침 아내가 실신해 병원에 데려갔다. 그 모습을 보며 너무 답답해서 전화를 걸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의 아버지는 통화를 하면서 공중전화기 너머로 몇 번이고 숨을 가다듬으며 힘겹게 말을 이었다.

그는 "아들이 잘못을 했지만 사회에서 완전히 매장시키는 것도 아니고 너무 이슈화가 되는 것 같다"며 부모로서, 가족으로서의 괴로움을 토로했다.

연합뉴스는 김 씨의 아버지가 "피해자에게 최대한 보상을 하고 싶었고…. 원만하게 합의를 하고 싶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고 전했다.

자식을 둔 부모로서 피해 여학생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자식을 잘못 가르쳤다는 자책감이 컸지만 아들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자꾸 드는 것 역시 어쩔 수 없었다고 김씨 아버지는 털어놨다.

김 씨의 어머니는 김씨의 자수 후 심한 불안 증세를 보여 오다가 이날 아침 실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 아버지는 "자식을 자수시켰을 때 심경은 오죽했겠는가?"라며 남은 가족을 위해서라도 김씨와 그 가족의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모두 언론의 지나친 관심 자제를 당부했다.

한편 김 씨의 아버지는 14일 오후 6시경 담배를 사러 인근 편의점에 갔다가 아들의 모습이 담긴 수배 전단을 보고 아들의 범행 사실을 처음 알고 사흘간 고민 끝에 아들에게 자수하도록 설득했다.

김 씨 아버지는 아들이 성폭행 사실을 인정하자 지인에게 자수 방법을 상의해 17일 밤 광주 광산경찰서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고 아내와 함께 이날 밤 9시 35분경 광산경찰서 수완지구대로 직접 아들을 데리고 가 자수시켰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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