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오면 “키스” 없으면 “망고”… 소년원 은어 쓰며 빈집털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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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 군(17)은 중학생 시절부터 상습적으로 물건을 훔치다 소년원에 다녀왔다. 올해 초 출소 후 또다시 가출한 이 군은 인터넷게임을 하다 전모 군(16)과 온라인상에서 시비가 붙어 욕을 하다 서로 소년원 출신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러다 이 군의 소년원 친구인 남모 군(17)과 전 군이 중학교 동창이어서 만나 ‘동지’가 됐다. 평소 어울리던 일당까지 모아 5인조가 됐다.

이들은 빈집털이를 하기로 마음먹고 전 군이 살던 서울 강서구와 이 군이 살던 경기 광명시 일대 빈 집을 목표로 삼았다. 이들은 벨을 누른 뒤 집에 사람이 있으면 “친구 ○○○ 찾으러 왔다”고 둘러대고, 사람이 없으면 가스배관을 타거나 창문을 통해 들어갔다.

이들은 범행 과정에서 소년원 은어를 썼다. 원생들 간에 싸움이 났을 때 교도관이 오면 ‘키스’ 또는 ‘치치’, 괜찮으면 ‘망고’라고 했던 것을 그대로 적용한 것. 작전이 성공해 빈집 45곳에서 총 44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지만 결국 폐쇄회로(CC)TV에 덜미가 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주범인 이 군과 전 군을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세 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은어#빈집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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