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벤’ 한반도 관통]28일 오후 2시경 서울 최근접… 인천-영종대교 통제될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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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매미’ 이후 최강

제15호 태풍 ‘볼라벤’의 위력은 역대 우리나라에 상륙했던 태풍 중 5위 안에 드는 규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과거 피해 규모가 컸던 매미, 루사처럼 인명 피해와 함께 상당한 재산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볼라벤의 영향권에 들어간 제주에서는 27일 오후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강풍으로 인한 정전사고로 5000여 가구가 큰 불편을 겪었다. 태풍이 더 커질 경우 KTX의 운행 중단 사태까지 우려되고 있다.

○ 인천대교 영종대교 전면 통제 우려

기상청은 볼라벤이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28일 오후 최대 풍속이 초속 40m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복층 구조인 영종대교는 상부도로의 경우 평균 풍속 초속 20m, 하부도로는 초속 25m 이상이면 차량 통행이 통제된다. 이에 따라 28일 일정시간 동안 인천대교와 영종대교의 통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인천대교의 차량 통행이 통제된 것은 2010년 9월 2일 태풍 곤파스 때 한 차례뿐이다.

코레일공항철도도 평균 풍속이 초속 30m 이상일 때 전동차 운행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역∼인천공항 간 공항철도의 전동차 운행도 중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상 초유의 고속도로 통제와 열차 운행 중단도 우려된다. KTX는 바람 세기가 평균 풍속 초속 45m일 경우 열차 운행이 중단되고 그 이하일 경우 운행 속도를 낮춘다. 일반 열차는 평균 풍속 30m 이상이면 즉각 열차 운행이 중단되고 그 이하일 경우 열차 출발을 제한하거나 단계적으로 감속한다. 고속도로 역시 교량지역에서 평균풍속이 초속 25m 이상일 경우 긴급 통행 제한에 나선다.

태풍으로 수도권 등지에서 교통대란이 예상되면서 서울시는 28일 출퇴근시간대 시내 지하철 집중배차 시간을 1시간씩 연장하기로 했다.

각급 학교도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서울지역은 전체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28일 하루 임시 휴업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유치원 초등학교는 휴업을 하되 중고교는 학교장 재량에 맡기기로 했다. 인천 대전 강원도는 유치원 초중학교가 휴업하고 고등학교는 학교장 재량에 따라 휴업하거나 등하교시간을 조정하기로 했다. 대구의 경우 유치원과 초중학교 등교시간을 오전 10시 반으로 늦추고 고교는 학교장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한미연합사령부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군사연습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 “10년 이래 가장 강력한 태풍”

중심기압이 920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이 초속 53m에 달했던 볼라벤은 27일 오후 9시 현재 중심기압 950hPa, 최대풍속 초속 43m로 다소 약해졌다. 그러나 과거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과 비교하면 여전히 강력하다. 역대 순간 최대풍속 초속 45m 이상의 강풍과 함께 기압이 970hPa 아래인 태풍은 1959년 사라, 2002년 루사, 2003년 매미 등 5개 정도다.

볼라벤은 28일 새벽에는 서귀포 서쪽 해상을 스쳐 서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전 9시경 전남 목포 앞바다를 지나 11시경 군산 앞바다, 오후 1시경 충남 서산 앞바다를 거쳐 1시간 뒤 서울 서쪽 120km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상됐다. 태풍의 반경이 400∼450km여서 사실상 하루 종일 한반도가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게 된다.

서해안지역의 평균 풍속은 최대 초속 25m 안팎에 이르겠지만 순간 최대풍속은 초속 50m 안팎으로 매우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남부지방은 28일, 중부지방은 29일 오전까지 곳에 따라 시간당 30mm 이상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남해안과 제주도 산간 등지에는 곳에 따라 300mm가 넘는 집중호우도 예상된다. 조석준 기상청장은 “최근 10년간 이런 강력한 태풍은 처음”이라며 “28일은 우리나라 전역이 하루 종일 태풍경보 상태에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 비상근무 속 유언비어까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7일 오후 3시를 기해 관련 비상근무체계를 최고 단계인 3단계로 올리고 23개 관련 부처와 기관이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외출을 자제하고 강풍으로 파손될 우려가 있는 유리창에는 젖은 신문지나 테이프를 붙여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태풍과 관련해 불안감을 조성하는 유언비어까지 나돌고 있다. 심지어 ‘제주에 해일로 사망자가 발생했고 실종자가 30명이 넘는다’는 메시지도 나돌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긴 하지만 출처 불명의 메시지들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기상청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소방방재청, 지방자치단체 등이 보낸 자료임을 반드시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동영상=태풍 서해 상황, 새만금 방조제 교통 통제
#볼라벤#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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