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태풍 “볼라벤이 온다”…전국 초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7일 17시 50분


코멘트

'매미' 이후 가장 강해…하늘ㆍ바닷길 속속 통제
내일 오후 수도권 근접…각급 학교 임시휴업

초강력 태풍 '볼라벤(BOLAVEN)'이 역대 5위권의 강력한 세력을 유지한 채 빠른 속도로 북상함에 따라 전국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부지방이 27일 오후 본격적으로 태풍의 영향권에 들면서 해상·항공 교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8일에는 전국 상당수 학교가 임시 휴업하며 서울에서는 교통난에 대비해 출퇴근 시간 지하철 운행이 늘어난다.

▼'볼라벤' 역대 5위권 위력 = 제15호 태풍 볼라벤은 27일 오후 3시 현재 중심기압 945헥토파스칼(hPa)에 최대풍속 초속 45m, 강풍반경 500㎞로 '매우 강한 대형' 태풍이다.

볼라벤은 현재 서귀포 남남서쪽 약 380㎞ 해상에서 시속 31㎞의 빠른 속도로 북북서진해 28일 새벽에는 서귀포 서쪽 해상을 스치고 서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오후 3시께 서울 서쪽 170㎞ 해상까지 진출해 제주도와 함경도를 제외한 한반도 전역이 직접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볼라벤은 북상하면서 세력이 다소 약해지겠지만 서울에 가장 근접하는 28일 오후에도 중심기압 965hPa, 최대풍속 초속 38m의 강한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볼라벤의 위력은 고위도로 이동하면서도 기압이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역대 우리나라에서 순간 최대풍속 초속 45m 이상의 강풍과 함께 기압을 970hPa아래로 떨어뜨린 태풍은 1959년 '사라(SARAH)'와 2002년 '루사(RUSA), 2003년 '매미(MAEMI)' 등 다섯 개 정도다.

서해안에는 28일까지 순간 최대풍속 초속 50m 안팎의 매우 강한 바람이 예상된다. 서울·경기·충청·호남 지역도 초속 30¤40m의 기록적인 강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남부지방은 28일, 중부지방은 29일 오전까지 곳에 따라 시간당 30㎜ 이상의 장대비도 예상된다. 남해안과 제주도 산간 등지에는 300㎜가 넘는 폭우가 내릴 전망이다. 서해안과 남해안에는 폭풍해일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현재 제주도와 남부지방 대부분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있다. 기상청은 이날 밤 중부지방까지 태풍의 영향을 받아 바람이 점차 강해지고 태풍특보가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곳곳 교통 통제…항공기·여객선 운항 중단 = 27일 오후 제주도가 볼라벤의 직접적 영향권에 들면서 제주와 다른 지방을 잇는 해상 및 항공교통이 거의 끊겼다.

제주지방은 이날 오후 2시와 3시를 기해 각각 해상과 육상에 태풍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오후 3시 현재 가파도의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29.6m를 기록하는 등 도 전역에서 초속 15¤30m의 바람이 불고 산발적으로 비가 내리고 있다.

제주공항에는 강한 바람이 불면서 오후 3시 이후 국내선 항공편 140여 편이 모두 결항되는 등 극히 일부 국제선을 제외하고 하늘길이 거의 막혔다.

해상 교통의 경우도 강풍과 높은 파도로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5개 여객선 항로와 제주 부속섬을 연결하는 배편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또 제주도내 100여개 항·포구에는 각종 선박 3천여척이 대피해 있다.

전북도는 볼라벤이 시속 20㎞ 속도로 북북서 방향으로 이동, 이날 밤부터 간접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군산¤선유도 등 5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을 통제했다.

군산과 부안 등 항·포구에는 전날부터 3400여척의 어선이 대피했다.

아울러 이날 오후 군산에서 제주로 가는 대한항공 여객기 운항도 중단됐다.

인천과 서해 섬 지역을 오가는 13개 항로 여객선 운항도 이날 오후부터 전면 통제됐다.

인천항운항관리실은 이날 오전 인천¤백령, 인천¤연평 등 5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을 금지한데 이어 오후에는 나머지 8개 항로에서도 여객선 운항을 통제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은 볼라벤이 북상함에 따라 28일 0시부터 군산과 부안을 잇는 새만금방조제(길이 33.9㎞)의 차량 통행을 통제한다고 27일 밝혔다.

아울러 방조제 부안 지역 시작지점에 있는 새만금 홍보관도 28일 임시 휴관토록 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10시부터 한강공원 출입을 전면 통제한다.

서울시는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비상근무를 하면서 한강공원 안내센터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 소방재난본부·경찰청 등과 긴급구조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서울지하철 증차…상당수 학교 내일 임시휴업 = 교통대란이 우려됨에 따라 서울 지하철은 28일 출·퇴근 시간대 시내 지하철 집중배차 시간을 1시간씩 늘려 운행한다.

이에 따라 출근 집중배차시간에는 56회, 퇴근 시간에는 40회 지하철이 운행 횟수가 늘어난다.

이날 제주도의 각급 학교가 임시 휴업하거나 단축수업을 한 가운데 28일은 전국 상당수 학교가 휴업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전체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하루 임시 휴업하기로 했다. 경기교육청은 유치원·초등학교는 휴업, 중·고교는 학교장 재량에 맡긴다.

인천·대전·강원교육청은 유치원 초·중학교가 휴업하고 고교는 학교장 재량에 따라 휴업하거나 등하교시간을 조정키로 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유치원과 초·중학교 등교시간을 오전 10시30분으로 늦추고 고교는 학교장 자율에 맡긴다.

세종·충남·충북·경북·전남 교육청은 학교장이 자율로 휴업 여부를 정하도록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관련 비상근무 체계를 최고단계인 3단계로 올리고 23개 관련 부처와 기관이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태풍 피해를 보지 않도록 외출을 자제하고 강풍으로 파손될 우려가 있는 유리창에는 젖은 신문지나 테이프를 붙여달라"고 당부했다.

<동아닷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