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한국 치기공 기술-교육에 반했어요”

  • 동아일보

온두라스 국립치과대생 9명 대구보건대서 80시간 실습
두 대학 연내 교류협약 체결… 현지에 치과기공소 개설 추진

온두라스 국립치과대 학생들이 김정숙 대구보건대 글로벌덴탈교육센터장(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치기공 실습을 하고 있다. 대구보건대 제공
온두라스 국립치과대 학생들이 김정숙 대구보건대 글로벌덴탈교육센터장(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치기공 실습을 하고 있다. 대구보건대 제공
“치기공 분야 장비와 교육 수준이 정말 놀랍습니다.” 대구보건대를 찾은 외국인 대학생의 열정이 넘친다. 중앙아메리카에서 비행기로 22시간을 날아온 온두라스 국립치과대(6년제) 재학생 9명이 그들이다.

이들은 21일까지 이 대학 글로벌덴탈교육센터에서 치과기공 실습을 80시간 받는다. 학생 대표인 5학년 미겔 로돌포 씨(25)는 “수업이 아주 체계적이어서 하루하루 설렌다”며 “이번에 익힌 고급 기술을 빨리 적용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온두라스를 비롯해 과테말라 파나마 등 6개 나라가 있는 중미지역은 치기공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많이 부족한 편이다. 관련 산업이 발달하지 않아 기술을 익히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온두라스 국립치대는 내년 9월 중미지역에서 처음으로 치기공학과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번 교육은 대구보건대 치과기공과를 졸업한 홍삼열 씨(47)가 가교 역할을 했다. 그는 2010년 선교 활동을 위해 온두라스 제2도시인 산페드로술라 시를 찾았다가 온두라스 국립치대 요청으로 치과기공과 강의를 맡았다. 그동안 300여 명이 그의 강의를 들었다. 홍 씨는 “온두라스에는 치과기공소가 없어 의사들이 보철물을 제작할 정도로 사정이 열악한 편”이라며 “대구보건대와 협력을 강화하면 치과기공 분야 산업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972년 치기공과를 설치한 대구보건대는 지금까지 졸업생 7200여 명을 배출했다.

대구보건대는 학생들과 함께 온 온두라스 국립치대 관계자들에게 학과 개설을 조언하는 한편 우수한 졸업생을 파견하고 한국의 치과기공사 면허 제도도 설명해줄 계획이다. 현지에 치과기공소를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두 대학은 올해 안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류협약을 체결한다.

두 대학 간 협력은 대구의 치과기공 분야가 중미지역에 활발하게 진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보건대와 수성대 김천대 등에서 매년 450여 명이 졸업한다. 현재 활동 중인 치과기공사는 2000명이 넘는다.

치과 관련 산업기반도 잘 갖춰져 기술력을 키우는 데 조건이 좋다. 대구에는 200여 곳이 넘는 치과기공소가 있다. 보철부품제조업체도 30여 곳 있다. 이들 업체는 미국 일본 독일 호주 등 19개국에 치과기공 제품을 연간 150억 원가량 수출한다.

대구테크노파크 바이오헬스융합센터도 치기공업체에 기술과 자금 지원을 활발하게 해주고 있다. 김정숙 대구보건대 교수(54·여·치기공과)는 “온두라스 학생들이 고급 치기공 기술을 익힌 뒤 돌아가면 대구를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교육을 계기로 치기공 분야 해외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보건대#글로벌덴탈교육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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