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불법파업 ‘0’ 기업하기 좋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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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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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분규 8년새 10분의1로 뚝… ‘노사협력 범시민참여기구’ 출범

“노사 상생이 곧 회사 경쟁력입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영진(대구 달서구 월암동) 서승구 대표는 18일 안정된 노사관계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경영 위기가 닥쳐도 노사가 회사를 지키는 의지로 마음을 굳게 모으면 헤쳐 나가지 못할 게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 노사의 상생은 모범이라고 할 만큼 잘 알려져 있다. 2009년 세계 금융위기로 회사가 어려워지자 노조가 먼저 자발적으로 임금 삭감안을 들고 서 대표를 찾았다. 하루 최대 1시간은 무임금으로 일하고 공휴일 특별근무 수당도 반납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완성차 수출이 줄면서 생산물량이 감소해 직원 월급은 30% 줄어든 상황이었다. 노조는 한발 더 나아가 ‘고통분담’을 선언했다. 회사가 살아야 일자리가 있다는 조합원들의 마음을 모아 이뤄냈다.

이 회사는 그해 대구시 노사화합상, 정부 노사문화우수기업 인증을 받았다. 그 덕분에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냈고 지난해 연매출 540억여 원을 기록할 만큼 더 튼튼해졌다. 신뢰를 쌓은 노사는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겠다는 선언문도 발표했다. 서 대표는 “노사의 화합은 제품 생산 안정화를 이뤄냈고 협력사 확대라는 성과까지 얻었다”며 “이러한 노사 상생 분위기가 확산돼 대구 경제가 활기 넘쳤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대구 지역 노사관계는 안정되는 추세를 보인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2003년 대구지역 노사분규는 40여 건이었으나 지난해 4건으로 크게 줄었다. 그 결과 2008년에는 고용노동부 주최 노사협력 활성화 사업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뽑혔다. 지난해에도 국무총리상을 받아 ‘기업 하기 좋은 대구’라는 이미지를 쌓고 있다.

대구시는 이런 분위기를 범시민 운동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18일 고용·노사민정협의회를 설립하고 노사협력도시 대구를 만들기 위한 ‘범시민참여기구 출범식’을 열었다. 이날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과 신동진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 박상희 대구경영자총협회장, 장화익 대구고용노동청장, 차순자 대구여성단체협의회장 등이 공동대표로 참석했다. 이들은 대구가 ‘불법파업 없는 도시’임을 선언하고 노·사·민·정 합의문을 발표했다.

각계 대표 24명으로 구성한 범시민참여기구는 노사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일자리 창출, 기업 투자 유치에 힘을 모아 안정적인 노사협력 도시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노사 평화 분위기는 도시 브랜드를 높이는 중요한 자원”이라며 “기업들이 대구에 오면 노사문제만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뿌리내리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노사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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