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강원지역 시의원들… 세금이 아깝다

  • 동아일보

강원도 기초의회 의원들이 잇따라 물의를 일으켜 망신을 사고 있다. 강릉시의회 A 의원은 13일 오후 강릉 경포와 강문을 연결하는 강문솟대다리 준공식 후 열린 축하연에서 테이블을 엎는 등 행패를 부렸다. 당시 축하연에 참석했던 인사들에 따르면 A 의원은 술에 취해 음식물이 놓여 있던 테이블을 뒤엎어 자리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A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현안이 해결되지 않는 데 불만을 품고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A 의원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속초시의회 B 의원은 5일 기간제근로자로부터 재계약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모 지역 주민협의체 위원장을 맡고 있는 B 의원은 2010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3차례에 걸쳐 협의체 소속 근로자인 이모 씨(71)로부터 재계약 청탁과 함께 5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5월에는 강릉시의회 C, D의원이 회기 중에 골프를 쳐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들은 조례안과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하는 임시회에 참석하지 않고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주민 반발을 샀고 시의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동해시의회 E 의원은 의장이던 지난해 12월 공무원을 폭행했다가 의원들이 불신임안을 가결해 의장직을 상실했다. E 의원은 당시 의장실에서 동해시 간부 공무원과 현안을 논의하다가 태도가 불손하다며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백시의회 F 의원은 올해 1월 지인과 술을 마시다 폭력을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상해)로 입건되기도 했다. 또 강릉시의회 G 의원은 지난해 8월 음주운전을 하다 주차돼 있는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G 의원은 2010년 5월과 9월에도 음주운전을 하다 단속에 걸리거나 사고를 낸 전력이 있다.

의원들의 잇단 물의에 대해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함량 미달의 후보들이 의원으로 선출된 뒤 특권 의식에 사로잡혀 잦은 말썽을 빚고 있다”며 “유권자들의 기초의원에게 관심이 없어 면밀한 후보자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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