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괭이부리마을,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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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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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역사마을 조성 주거환경개선 사업 조건부 가결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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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골목길을 따라 다닥다닥 붙어 있는 판잣집이 연상되기도 한다. 가정마다 수도시설은 물론이고 화장실도 없어 동네에 설치된 공동화장실을 이용하는 등 마치 1970년대 흑백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소설로 유명해진 인천 동구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의 현재 모습(사진)이다. 이런 마을 풍경이 조만간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현지 보존 방식으로 재개발하기로 결정한 괭이부리마을을 역사마을로 새롭게 조성한다고 16일 밝혔다. 인천도시경관위원회는 최근 괭이부리마을의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조건부 가결했다. 새로 짓는 아파트의 외부 색채를 밝은색으로 하고 옥상에 텃밭 등 공동커뮤니티를 조성하도록 조건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시는 괭이부리마을의 전체 면적 가운데 15%는 전면 철거한 후 단지형 연립주택을 짓고 나머지 85%는 현재 마을의 모습을 유지한 채 개량형 마을로 꾸며 내년 6월경 준공하기로 했다.

기존에 살던 주민들이 다시 정착해 함께 살아가는 개량형 방식을 통해 44채의 빈집에는 북카페가 들어서고 마을 공동빨래방, 공동 창고 등 주민 편의시설을 갖추기로 했다. 단지형 연립주택 98채(영구임대주택 70채, 국민임대주택 28채)도 들어서 마을의 모습이 확연히 바뀔 것으로 보인다.

작가 김중미 씨의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무대인 인천 동구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은 생긴 지 70년 된, 인천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쪽방촌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설계 용역을 발주했고, 9개월간의 공사를 거쳐 내년 6월 새로운 역사마을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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