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공부스타-시즌2]<6> 영어 짱 서울 삼각산고 2학년 오현지 양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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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소리내 읽으니 성적 쑥∼ 반복의 힘!

‘머리’가 아니라 ‘입’이 기억할 때까지 반복 또 반복

오 양은 영어 공부에 관심이 없었다. 처음 본 영어시험점수는 20점대. 하지만 담담했다. ‘공부 하나도 안 했는데 이 정도면 (점수가) 잘 나왔지, 뭐.’ 영어에 기초가 없었다. 형용사, 명사, 부사를 구별할 줄 몰랐다.

꾸준히 앉아서 공부하는 성격도 아니었다. 몇 개월짜리 온라인 영어강의를 신청하면 조금 하다가 몇 개월 쉬고, 또 조금 하다 쉬기 일쑤였다.

고1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난 후 영어선생님이 ‘재미있게 영어 공부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영어를 못하긴 해도 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다. 자유롭게 영어로 의사소통하면서 외국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사귀는 것이 오 양의 오랜 꿈이었다. 영어 선생님을 찾아갔다. 공지를 듣고 모인 학생은 6명이었다.

영어선생님은 프린트를 나눠줬다. 교과서의 내용 중 중요한 영어문장을 정리한 내용이다. 프린트를 보면서 먼저 선생님이 영어문장을 읽어주면 학생들이 따라 하는 방식이었다. 점심식사를 30분 만에 끝내고 낮 12시 50분에 모인 학생들은 매일 이런 공부를 반복했다.

처음에는 영어 발음과 억양을 의도적으로 과장해서 읽는 선생님의 모습에 웃음도 났다. 그런데 이상했다. 선생님의 억양과 발음대로 그대로 따라 읽기를 반복하자 어느새 영어가 입에 붙는 것 아닌가.

오 양은 쑥스러워하지 않고 최대한 큰 목소리로 선생님과 똑같이 소리 내려고 노력했다. 영어선생님과의 모임은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입으로 소리 내어 공부하는 게 재밌었다.

내신시험을 보기 전엔 시험 범위의 본문을 70회 가까이 소리 내어 읽었다. 그러다 보니 문장의 맨 앞 두 단어만 봐도 뒤에 이어지는 내용이 입에서 절로 튀어나왔다. 문장을 읽어주시던 선생님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이럴 수가…. 2학년 1학기 영어 필기성적 88점! 점수를 깎아 먹은 건 주관식 문제였다. 문법을 모르다 보니 전치사 등 문장요소를 하나씩 빼먹었던 것.

취약점을 극복하고자 오 양은 최근 대학생 멘토 언니로부터 영문법을 배우는 학교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문법을 모르면 점수가 오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문법을 배우면서 문장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조금씩 이해해 간다. 다음 영어시험은 90점을 넘겠다는 열의를 다진다.

※‘공부스타 시즌2’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최하위권을 맴돌다 성적을 바짝 끌어올린 학생, 수십 대 일의 경쟁을 뚫고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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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영신 인턴기자 l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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