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firm&Biz]첫 외국법자문사 ‘쉐퍼드 멀린’ 김병수 변호사 “기존 고객에 부응하는 것만으로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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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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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외국법자문사 ‘쉐퍼드 멀린’ 한국사무소 대표 김병수 변호사

김병수 변호사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김병수 변호사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쉐퍼드 멀린의 우수한 인력과 튼튼한 재정이라면 한국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하리라 봅니다.”

한-유럽엽합(EU)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외국 로펌의 국내진출이 허용됨에 따라 10일 법무부로부터 첫 외국법자문사 자격을 취득한 미국계 로펌 ‘쉐퍼드 멀린’의 김병수 미국 변호사(미국명 세스 김·46)는 사무실 개업 준비와 한국 법조계 문화를 익히느라 눈코 뜰 새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는 21일 인터뷰 당일에도 두 시간밖에 못 잤다고 했지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기대감에 피곤함도 잊은 듯했다.

“어차피 미국에서의 생활도 다르지 않습니다.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을 들고 하루 300∼400통의 e메일을 처리하며 새벽에야 퇴근하는 것이 보통이죠.”

미국과 한국 법률시장의 문화 차이를 묻자 김 변호사는 기업 관계자 등 고객들과 술을 많이 먹는다는 점과 골프를 많이 치는 것을 들었다.

미국은 주로 변호사와 고객이 농구장이나 야구장에 따로 마련된 VIP실에서 식사와 함께 경기를 보며 친목을 다진다고 한다. 미국 기업인들은 주말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경우가 많아 골프장에 가는 일은 흔치 않다고 했다.

술은 대개 와인 한두 잔 정도다. 김 변호사도 1989년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잠시 국내 회사를 다닐 때까지도 술을 많이 마셨지만 미국에서 20여 년간 생활하면서 술을 많이 마셔본 적이 없는 탓에 처음 술을 배우는 기분이라고 한다. 물론 골프 수업도 받기 시작했다.

그가 속한 쉐퍼드 멀린은 미국 법률전문지 아메리칸 로이어가 선정한 세계 로펌 순위에서 매출액 기준 95위(3억6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927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설립돼 현재 전 세계 14개 지사에서 570여 명의 변호사가 활동 중이다.

공정거래 금융 지식재산권 세금 등의 분야를 주요 업무로 하고 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 DHL, 마스터카드, 기네스 등이 주요 고객이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산업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대기업과 은행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 분야에도 강해 영화 미션임파서블 시리즈와 트랜스포머, 베이징·런던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 찰스 바클리의 법률자문 및 광고계약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쉐퍼드 멀린의 한국 사무소는 7월이나 8월경 문을 열 예정이다. 처음에는 5명 정도로 시작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본사의 지원 없이도 자체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100∼150명 규모로 성장시키는 것이 1차 목표다.

“기존 한국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일이 현실이 됐습니다. 실력 있고 마음 맞는 한국 변호사들과 함께 일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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