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함께하는 동아 다문화賞]역경 속 웃음 잃지않는 ‘태권도 유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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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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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상- 당태갯 군

경찰관, 한국-베트남 무역 중개상, 축구 선수…. 당태갯 군(16·울산 대현중 3년·사진)은 여느 청소년과 마찬가지로 꿈이 많다.

그는 2007년 8월 한국에 입국했다. 베트남 미토시에서 태어난 뒤 7세 때인 2002년 부모의 이혼으로 외할아버지와 함께 지냈다. 그러던 중 어머니(응우옌옥더이·34)가 인터넷 채팅으로 지금의 새 아버지(김병용·51)를 만나 재혼하면서 한국에 왔다. 베트남 아버지한테서 태어난 여동생 김오안 양(베트남 이름 당프언오안·13·중 1년) 등 세 명이 함께 한국을 찾았다.

어머니는 한국에 온 뒤 새 아버지와의 사이에 동생 2명(4세, 2세)을 더 낳았다. 현재는 6명의 식구가 함께 산다. 다리가 불편한 새 아버지는 인쇄업을 하다 장사가 안 돼 지난해 그만뒀다. 가정형편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식당에 나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원을 받지만 생활하기에는 빠듯하다.

하지만 당태갯 군은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지내려 한다. 집 인근 태권도 도장에서 열심히 태권도를 배워 2단 자격증을 땄다. 올 3월 제13회 울산시장기 태권도대회에서 라이트급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언젠가는 고국인 베트남에 태권도를 보급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함께 입국한 여동생과 함께 제1회 LG 사랑의 다문화학교의 이중언어 과정(2년)을 수료했는데 졸업생 대표로 인사말을 낭독했다.

한국에서 지낸 지 5년이 넘었지만 당태갯 군의 국적은 아직 베트남이다. 현행 국내법이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아 베트남 국적을 포기해야 하는데 비용(1인당 130만 원)이 만만찮다. 경찰관과 축구 선수의 꿈도 한국 국적을 취득해야만 도전할 수 있다.

그의 어머니는 “가정과 학교생활에 모범적인 아들이 다문화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도록 한국 국적을 취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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