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자체 장려금은 눈먼 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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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새마을부녀회 간부들 한국환경공단 직원과 짜고
영농폐기물 수거량 부풀려 7000만원 타내 나눠가져

폐비닐과 폐농약병 등 영농폐기물 수거량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주는 수집 장려금을 부당하게 챙긴 한국환경공단 전현직 직원과 새마을부녀회장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농촌지역 영농폐기물 수거량을 속여 수집장려금을 챙긴 뒤 이를 나눠 가진 한국환경공단 전현직 직원 7명과 홍천지역 새마을부녀회 간부 등 6명을 검거해 한국환경공단 직원 유모(55), 원모 씨(45) 등 2명에 대해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현직 직원들은 2009년 초 전모 씨(57·여) 등 새마을부녀회 간부들로부터 수거량보다 많게 무게를 늘려 달라는 부탁과 함께 3000만 원을 받고 최근까지 100여 차례에 걸쳐 허위 계근 전표를 작성해 이를 근거로 부녀회에 7000여만 원의 장려금이 부당하게 지급되도록 한 뒤 일부를 되돌려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직원 유 씨는 1300여만 원의 뇌물을 챙기고 허위 계근 전표 작성 대가로 받은 375만 원을 다른 직원들과 나눠 가진 혐의다. 원 씨는 800여만 원의 뇌물과 함께 허위 계근 전표 작성으로 476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사업소로 운반돼 온 폐기물에 기존에 보관하던 폐기물을 더해 허위 계근 전표를 작성하거나 폐기물을 운반하지 않고도 계근 전표를 작성하는 수법을 써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명절 전에 돈이 필요하니 현금으로 미리 달라고 요구하는 등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모 지역 새마을부녀회장인 전 씨는 허위 계근 전표 작성 대가로 1450만 원의 뇌물을 주고 부당하게 받은 보조금 가운데 263만 원을 공단 직원들과 공동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영농폐기물 수집 장려금은 농촌지역의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지자체가 보상비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각 마을에서는 부녀회가 집하장을 마련해 폐기물 수집 및 장려금 관리를 맡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kg당 폐비닐 180원, 농약 유리병 150원, 농약 플라스틱병 800원을 지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 결과는 홍천군 2개 면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지역을 확대할 경우 연루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새마을부녀회#한국환경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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