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휴지통]찜질방 옷장에 속옷만 달랑 남겨놓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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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여행 대만학생 절도피해
“한국인처럼 열쇠 감고 잘걸”

한류 팬인 대만 대학생 Y 씨(24·여)는 친구들과 온 한국여행에서 호텔 대신 하룻밤을 찜질방에서 보내기로 했다. 평소 즐겨보던 한국 드라마에서 남녀 주인공의 단골 데이트코스로 등장하는 찜질방이 어떤 곳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1일 밤 친구들과 여행을 마치고 서울 용산구의 한 찜질방을 찾아 잠시 눈을 붙였다가 2일 오전 잠에서 깨 목욕을 마친 Y 씨는 옷장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옷장에 넣어둔 신발과 옷 가방 지갑 화장품 등 짐이 모두 사라지고 속옷 한 벌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던 것.

당황한 Y 씨는 주변 옷장을 닥치는 대로 열어봤지만 잃어버린 물건은 보이지 않았다. Y씨는 자신이 잠든 사이 머리맡에 놓아둔 옷장 열쇠를 누군가가 바꿔치기해 간 사실을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했다.

Y 씨는 급한 대로 친구들에게 옷을 빌렸다. 자기 발보다 훨씬 큰 운동화,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스커트, 펑퍼짐한 카디건 등 어색한 옷차림을 한 Y 씨는 절도 신고를 하려고 경찰을 찾았다. 그는 “찜질방에 꼭 와보고 싶었는데 도둑이 많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다”며 “한국 사람들처럼 옷장 키를 몸에 두르고 잘걸 그랬다”고 후회했다.

서울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CCTV 화면을 분석해 범인을 쫓고 있다”며 “곧 출국일인데 Y 씨가 여권까지 잃어버려 대만영사관으로 안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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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사건범죄#휴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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