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 공부스타]울산 달천고 3학년 석송이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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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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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뚝이 소녀, 수학 넘어 꿈을 향해 도전하다!

《2008년 여름 대한민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결과에 따라 수입될 예정인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둘러싼 ‘광우병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중2였던 울산 달천고 3학년 석송이 양(18)은 혼란스러웠다. 인터넷에 광우병에 대한 서로 다른 주장들이 쏟아진 까닭이다.

“답답해서 직접 인터넷 검색을 하며 자료도 찾아봤지만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았어요. 논란이 되는 사건의 진실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PD가 되겠다는 꿈이 생긴 계기였어요.”(석 양)

일찌감치 진로를 정한 석 양은 자신의 고교생활이 탄탄대로일 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두 번의 큰 위기가 찾아오는데….》
○ 뒤늦게 찾아온 사춘기…전교 200등 밖으로 곤두박질

울산 달천고 3학년 석송이 양은 학습플래너와 포스트잇을 활용한 학습법으로 22.1점이던 수학성적을 90.6점까지 끌어올렸다.
울산 달천고 3학년 석송이 양은 학습플래너와 포스트잇을 활용한 학습법으로 22.1점이던 수학성적을 90.6점까지 끌어올렸다.
석 양은 중학교 때까지 반에서 5등 안에 드는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자 중학교에 비해 학습량이 많고 수학, 영어과목 수준도 높아져 따라가기가 버거웠다. ‘PD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공부 의욕만 앞섰다. 하루에 다 할 수 없는 분량의 공부 계획을 세운 뒤 실천하지 못하기 일쑤였다. 매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자 스스로 실망하며 학습의욕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1학년 1학기 시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수학은 평균 57.4점, 영어는 77.5점을 받았다.

진짜 위기는 1학년 여름부터 찾아왔다.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와 작은 일도 평소보다 민감하게 느껴졌다. 부모님과 의견충돌이 생기는 일도 잦아졌다. 중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와 사소한 이유로 다퉈 사이가 멀어진 일도 석 양을 심란하게 했다. 크고 작은 스트레스가 쌓이자 점차 공부에 흥미를 잃었다. 눈앞의 현실을 잊기 위해 석 양은 독서에 빠져들었다.

“매일같이 학교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책 속에 파묻혀 지냈어요. 수업시간에 몰래 책을 읽기도 하고 시험기간에도 책을 읽고 종이접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죠.”

성적은 폭락했다. 1학년 2학기 기말고사에서 수학 22.1점, 국어 38.4점, 영어 67.7점을 받으며 전교등수는 200등 밖으로 밀려났다.

○ 겨울방학 동안 수학에 올인(다걸기)!

1학년이 끝나갈 무렵 석 양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일이 생겼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1학년 성적을 토대로 지원 가능한 대학을 알려준 것이다.

“충격적인 사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PD는커녕 대학진학도 힘들겠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헛되이 보낸 시간 때문에 꿈이 멀어진다고 생각하니 후회스러웠지만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먹었죠.”

1학년 겨울방학에 승부수를 띄웠다. 방학 시작부터 한 달간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수학 공부에만 매달렸다. 1학년 교과서와 수학익힘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5, 6회씩 반복해 풀고 진도에 맞춰서 인터넷강의(인강)를 들었다. 기본개념이 잡히자 문제집 2권을 푼 뒤 틀린 문제로 오답노트를 만들어 이해될 때까지 반복해 다시 풀었다.

2학년이 되어서는 ‘절친’(절친한 친구)의 도움을 받았다. 새 학기 시작과 함께 옆자리에 앉은 전교 최상위권 친구와 친해지며 ‘학습파트너’가 됐다. 석 양은 모르는 내용을 수시로 친구에게 물어보며 해결했다.

영어 공부는 버스로 등하교하는 데 소요되는 하루 40분가량을 활용했다. 버스 안에서 영어단어를 외우거나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로 영어문법 인강을 1.5∼2배속으로 들으며 60분 분량의 강의를 하루에 하나씩 해치웠다.

철저히 학습계획을 세운 뒤 그대로 실천했다. 학습플래너를 활용해 월간, 주간, 일일 단위로 나눠 학습계획을 세웠다. 시험기간에는 포스트잇을 활용해 ‘학습상황판’을 만들었다. 국어의 경우 시험범위 내 단원별 주제와 해당 문학작품 이름 등을 기입한 뒤 공부를 마치면 표시를 해나가는 방식을 이용했다. 학습할 분량과 학습 진행상황이 한눈에 들어와 더 집중력 있게 공부할 수 있었다.

○ 폐렴으로 다시 한 번 좌절…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노력의 결과가 점차 드러났다. 2학년 1학기 중간고사 때 국어 62.9점, 수학 77.4점, 영어는 77.2점을 받은 석 양. 1학기 기말고사에서는 국어 93점, 수학 90.6점, 영어 90.2점까지 성적을 끌어올렸다. 200등 밖으로 밀려났던 전교등수는 반년 만에 14등까지 올랐다.

꿈에 성큼 다가섰다는 기쁨은 잠시. 2학년 2학기 때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11월부터 계속 기침을 해 몸이 좋지 않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게 화근이었다. 공부와 학교축제 준비를 병행하면서 몸이 점점 안 좋아졌고 감기약을 먹어도 기침이 멈추질 않았다. 공부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돼 병원을 찾아갔을 때는 이미 폐렴으로 병이 커진 뒤였다. 석 양은 결국 2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나흘간 입원을 해야 했다. 거의 한 달간 공부에 집중해서 하지 못한 결과는 성적으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2학년 2학기 수학성적은 59.7점, 영어는 72.5점까지 떨어졌다. 시험이 다소 어렵게 나와 점수에 비해 등수는 중상위권에 머물 수 있었지만 꿈이 다시 멀어지는 것 같아 가슴이 아렸다. 하지만 고3이 된 석 양은 오뚝이처럼 다시 도전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성적은 공부한 만큼 나온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어요.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 대학 언론홍보학과에 진학한 뒤 PD의 꿈을 꼭 이룰 거예요.”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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