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4000만원 낚아”… 55억 국내 최대 보이스피싱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3일 03시 00분


中조직 지시받아 역할 분담… ‘기업형 피싱’ 11명 검거
기존 환치기 대신 옷 구입해 中에 보낸뒤 현금화 새 수법

하루 평균 4000만 원씩 모두 수십억 원을 가로챈 국내 최대 규모의 보이스피싱 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사기로 벌어들인 돈으로 시장에서 의류나 신발을 구입하고 이를 중국에 팔아 이익을 남겼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과 짜고 국내 피해자로부터 55억여 원을 가로챈 일당 11명을 검거해 국내총책 임모 씨(45) 등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송금책 한모 씨(57·여)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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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인출책 송금책 자금세탁책으로 역할을 나눠 중국 선양(瀋陽)이 본거지인 일명 ‘학교’로부터 지시를 받아 움직였다. ‘학교’ 직원들은 국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경찰을 사칭하거나 가족을 납치했다고 속여 입금을 유도했다. ‘학교’가 임 씨에게 돈이 입금됐다고 전달하면 국내 조직원은 현금카드를 이용해 돈을 인출했다. 이들은 인출한 현금이 하루 4000만 원에 달하자 계수기를 구입해 돈을 셌다.

이들은 기존의 환치기 방법 대신 시장에서 물품을 구입해 중국으로 보내는 방법으로 범죄자금을 현금화했다. 자금세탁책인 20대 최모 씨 자매는 젊은 여성의 감각으로 직접 동대문시장에서 중국 여성에게 인기를 끌 여성 의류와 신발을 구입해 중국으로 보냈다. 물건을 받은 중국 조직은 정식으로 한국 옷 가게를 열고 이익을 남겼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 조직은 한국 옷을 팔아 가로챈 돈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남겼다”고 밝혔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보이스피싱#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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