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관공서 민원실에 ‘자활카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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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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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락 기자
정재락 기자
5일 오후 2시경 울산 동구청 1층 민원실. 주민 5명이 민원실 내 커피전문점 ‘곰솔’에서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곰솔은 저소득층 지원기관인 동구 자활센터가 운영하고 있다. 동구청이 저소득층 자활 지원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민원실 45m²(약 14평)를 자활센터에 무상 임대해 준 것.

이곳에는 바리스타(커피 제조 전문가) 교육을 받은 여성 2명이 근무하고 있다. 시중보다 싸게 커피를 판매하지만 개점 이후 4개월간 적립금이 600만 원을 넘어섰다. 자활센터는 적립금이 더 쌓이면 저소득층 자활 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다.

울산 북구청 1층 민원실(41m²·약 12평)에도 2010년 10월부터 커피와 빵을 판매하는 ‘다드림 카페’가 영업 중이다. 사회적기업인 다드림(茶Dream)사업단이 북구청으로부터 연간 480만 원에 임차해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결혼이주여성 2명이 근무한다.

대전시청 민원실에도 지난해 2월 커피와 우리밀 빵을 파는 ‘건강카페’가 문을 열었다. 이곳에는 장애인 8명이 일하고 있다.

이처럼 관공서 민원실이 사회적 약자를 돕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 가는 추세다. 저소득층 자활사업 지원(울산 동구청), 결혼이주여성 일자리 제공(울산 북구청), 장애인 일자리와 자활 지원(대전시청)에 한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울산 다드림사업단 박기석 단장은 “구청 민원실에 설치된 카페가 사회적 약자를 돕는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민원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동구청 ‘곰솔’의 바리스타인 K 씨는 “이곳에서 경험을 쌓아 커피전문점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울산시청은 사정이 약간 다르다. 2008년 12월 완공된 신청사 1층 휴게실이나 울산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15층 전망대에는 의자와 탁자만 놓여 있다.

이곳도 사회적 약자들이 ‘꿈을 키우는 공간’으로 제공하면 어떨까. 어려운 이웃에게 적정 수익을 보장하면서 자활 의지를 북돋워 주는 일은 정부와 자치단체가 소매를 걷어붙여야 하는 진정한 복지사업이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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