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선거구 통합된 ‘사천-남해-하동’… 후보도 유권자도 “헷갈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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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무중(五里霧中).’ 경남 사천시 선거구와 남해-하동선거구가 통합되면서 19대 총선을 40일 앞둔 지역 주민은 물론이고 출마 예정자들도 갈피를 못 잡고 있다. 한 예비후보는 “수험생이 고사장에 입실한 후 시험 범위와 출제 방식을 완전히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유권자는 하동 4만6073명, 남해 4만3114명, 사천 9만996명으로 남해-하동지역에 비해 사천이 많다. 사천시 사남면 송모 씨(62)는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구가 통합돼 유권자가 마음을 정하기 힘들고, 후보들도 대응하기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집권 여당인 데다 양 지역으로 나눠 공천 신청을 받은 새누리당이 좀 더 고민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공천자가 결정된 이후 공천자를 내지 못한 지역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거나 당원들이 탈당하는 상황을 염려하고 있다. 도당 관계자는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지만 선거구 통합이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조심스럽게 판세를 분석 중이다.

사천에서는 송영곤(63·전 창녕군수) 이방호(67·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이상의(60·전 합참의장) 이종찬(65·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강대형(65·전 경찰청 생활안전국장) 정승재(48·정치평론가) 유홍재 씨(63·전 삼천신보 사장) 등 7명이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남해-하동에서는 여상규 현 의원(64·하동 출신)과 하영제 전 산림청장(58·남해 출신) 등 2명이다. 모두 9명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기 위해 경합을 벌이는 셈. 중앙당에서는 전략공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은 사천에서만 통합진보당 강기갑 현 의원(59)과 민주통합당 조수정 전 청와대 행정관(49), 자유선진당 김일수 씨(72·상업) 등이 출사표를 냈다. 남해-하동에서는 아직 야권 예비후보가 없다.

이 선거구 역시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야권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느냐와 새누리당이 탈당 등 공천 후유증을 극복하고 단일 후보를 내놓느냐가 최대 관심사다. 여야 일대일 구도라면 결과는 점치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야권 단일후보 대 범여권 다자 구도로 간다면 야권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적으로는 야권 단일후보가 사천에서 출마하고 새누리당 후보도 사천에서 나온다면 남해-하동지역 표심이 당락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구 통합에 반발한 남해-하동지역은 투표율이 낮을 가능성도 있다.

사천 출신 야권 후보에 남해-하동 출신 새누리당 후보라면 야권 후보가 다소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사천 유권자가 많은 데다 남해-하동지역 투표율이 떨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 예상이다. 반대로 이 지역에서 ‘다음 총선에서 선거구를 되찾으려면 적극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생길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남해-하동 선거구 통폐합으로 경남 지역구 국회의원은 17명에서 16명으로 줄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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