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폭락 → “안 심겠다” → 봄배추 파동?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0일 03시 00분


1년전보다 62.5% 떨어지자 재배의향 면적 20% 줄어

최근 배추 값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아래로 뚝 떨어지면서 봄에 배추를 심겠다는 농민들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봄배추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7일 현재 배추 한 포기 소매가격은 평균 1811원으로 1년 전 4822원의 37.5%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가을 작황이 좋아 농민들이 공급량을 늘리면서 시작된 배추값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로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농민들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자 봄에 배추를 심겠다는 농민들이 크게 줄어들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봄배추 재배의향 면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봄배추 재배의향 면적은 8493ha로 평년(1만361ha)보다 약 18% 감소했다. 특히 2월 하순부터 4월 상순까지 파종하는 노지 봄배추의 재배의향 면적(5548ha)은 평년(7122ha)보다 22%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라면 올 봄배추 가격은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겨울배추 수매 및 농가 단속에 나섰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겨울배추 3000t을 사들여 저장하고 농협과 김치업체를 통해 농가 계약재배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냉해(冷害) 등 이상기후가 발생하면 이 같은 대책이 역부족일 것이란 우려가 많다.

배추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도 18일 충남 예산군 봄배추 재배 농가를 찾아 농민들을 설득했다. 이 자리에서 농민들은 “배추 값이 떨어지면서 농협이 농가와의 계약재배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서 장관은 농협 관계자를 불러 “정부가 농협에 최소한 배추의 30%를 계약재배하라고 지시했는데 농협이 따르지 않아 배추 값이 들쑥날쑥한다”고 질책했다. 농식품부는 “조만간 전국의 농협 배추 계약재배 실태 파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