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어업관리단 감시현장 동행해보니… 총기도 없이 中어선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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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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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시엔 요리사까지 출동

4일 경남 통영시 추도 인근 해상에서 동해어업관리단 소속 무궁화28호의 어업감독 공무원들이 불법 조업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물메기 어선에 다가가고 있다. 동해어업관리단 제공
4일 경남 통영시 추도 인근 해상에서 동해어업관리단 소속 무궁화28호의 어업감독 공무원들이 불법 조업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물메기 어선에 다가가고 있다. 동해어업관리단 제공
“전방 15km 부근에 불법조업 의심 어선 발견, 전 직원은 출동 준비….”

5일 오전 경남 통영시 추도 인근 해역. 동해어업관리단의 500t급 국가 어업지도선인 무궁화28호 조타실에서 ‘삐∼잉’ 하고 경보음이 울리자 감독 공무원들은 재빨리 구명조끼를 입고 길이 15m의 6인용 고무보트에 올라탔다. 배는 최대 시속 70km로 물메기잡이 배로 빠르게 다가갔다.

의심 어선에 올라탄 정춘길 2등 항해사는 어업허가증 제시를 요구한 뒤 배 구석구석을 살피며 물메기 외에 다른 물고기까지 잡았는지를 확인했다. 그는 “최근 불법으로 값비싼 물고기를 잡는 기업형 어선들은 물론이고 변형 그물을 이용해 조업하는 소형 어선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날 무궁화28호는 부산항을 출발해 거제도∼매물도∼욕지도를 거쳐 삼천포항까지 7시간 동안 약 130km를 항해하면서 불법조업 현장을 감시했다.

최근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기업형 어선들의 불법포획. 멸치만 잡도록 허가받은 어선이 배의 일부를 변형해 쌍끌이 저인망으로 바다 밑 고기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멸치잡이 어선인 D호는 이런 방법으로 지난해 병어, 삼치, 복어 등 고가(高價)의 물고기를 잡아들여 매일 약 1억 원의 수익을 올리다 적발되기도 했다. 무궁화28호는 이날 순찰 업무에서 중국의 불법어선은 없는지도 유심히 살폈다. 국내에서 어업을 허가받은 중국 어선 1700여 척을 제외하고 하루 최대 1300여 척이 한국 영해에서 불법어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어업관리단은 총기를 소지할 수 없어 중국인 어부들이 거칠게 저항하면 물리력을 동원하기가 쉽지 않다. 1000t급 어업지도선이라도 승무원 정원이 17∼19명으로 적은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같은 급의 해경 함정보다 11∼13명이 적다.

무궁화28호에도 선장을 포함해 승무원은 14명밖에 없다. 그래서 비상시에 6명 정원의 고무보트 2대가 출동하면 인원이 모자라 요리를 담당하는 직원까지 단속에 나서는 실정이다.

부산=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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