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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통영의 딸’ 월북 권유 둘러싼 공방, 진실은…
동아일보
업데이트
2012-02-03 15:47
2012년 2월 3일 15시 47분
입력
2012-02-03 15:43
2012년 2월 3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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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숙자씨 남편 "2차례 권유"..윤이상 유족 "사실무근"
윤씨 유족 명예훼손으로 검찰 고소..조사결과 주목
북한에 억류 중인 '통영의 딸' 신숙자씨 모녀 구출운동이 시작된 지 6개월이 지났다.
이 과정에서 제기된 '음악가 윤이상이 월북을 권유했다'는 주장에 대해 윤씨 유족이 신 씨의 남편 오길남 박사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는 등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3일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윤 씨의 딸 윤정 씨가 월북 권유설을 주장한 오 박사와 신 씨 모녀 구출운동을 주도한 통영현대교회 방수열 목사를 고소,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지금까지 윤정 씨를 고소인, 윤씨의 부인 이수자 씨를 참고인, 오 박사와 방 목사를 피고소인 신분으로 각각 불러 조사했다.
윤 씨의 월북 권유에 대한 양측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다'와 '틀림없다'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1942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신 씨는 20대에 독일로 건너가 간호사로 일하다가 오 박사와 만나 두 딸을 뒀다.
신 씨 부부는 1985년 두 딸과 함께 북한으로 갔고, 이듬해인 1986년 오 박사만 북한을 탈출했다.
신 씨 모녀의 사연은 지난해 5월 경남 통영에서 열린 '북한 정치범 수용소 전시회'를 통해 알려졌다.
이후 통영에서 시작된 신 씨 모녀 구출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오 박사는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전 세계로 번지는 물망초 배지' 토론회에 제출한 토론문에서 "북한 요원의 교수직 제의와 '조국을 위해 일해 볼 생각이 없나'는 윤이상 씨의 제안을 믿고 월북을 결심했다"고 주장했다.
혼자 북한을 탈출한 오 박사는 윤 씨가 가족의 사진과 육성 테이프를 주며 북한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압박했다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다.
윤 씨가 두 차례에 걸쳐 월북을 권유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 27일 출석한 오 박사를 상대로 이 부분에 대해 8시간여 동안 집중적인 조사를 벌였다.
오 박사는 변호인을 통해 "윤이상의 월북 권유는 틀림없는 사실이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윤이상 씨 유족의 주장은 정반대다.
윤정 씨는 검찰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부친이 오 박사에게 월북을 권유했다는 증거가 없는데도 허위 주장을 해 부친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부인 이수자 씨도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월북 권유설은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당시 윤이상 씨가 오박사에게 월북을 권유한 편지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또 오 박사가 '윤이상 씨가 두번째로 월북을 권유할 때 줬다'고 주장한 사진과 육성 테이프는 북측에 신 씨 모녀 송환을 요청하면서 어렵게 구했다고 주장했다.
윤 씨 유족은 신 씨 가족의 송환을 도왔는데, 오 박사가 오히려 월북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양측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고, 전국적인 관심이 쏠린 사건이라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있다.
특히 윤이상 씨가 1995년에 작고해 당사자의 진술을 들어볼 수도 없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의 정황과 관련 자료 등을 토대로 이번 사안이 사자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진실공방에 대해 검찰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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