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시의회에 ‘여풍’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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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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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의장 이어 상임위 6개중 2개 위원장이 여성
행정자치委신현자의원 “女정치신인에 희망 주겠다”

대구시의회가 ‘여풍(女風) 당당’ 시대를 맞았다. 시의회 개원 이래 첫 여성 의장이 탄생한 데 이어 전체 6개 상임위원회 중 2개 위원장 자리를 여성이 맡았다. 그동안 대구 정치권에서 ‘비주류’로 여겨진 여성 정치인들이 ‘주류’로 올라서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시의회 건설환경위원회는 그동안 금녀(禁女) 위원회라는 말을 들었다. 건설 관련 분야를 주로 다루기 때문에 남성 의원의 독무대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총선 출마로 전임 건설환경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재선의 정순천 의원(51)이 새 위원장에 선출됐다.

정 위원장은 “건설환경위원장에 여성 의원이 뽑힌 것은 처음”이라며 “그동안 건설환경위원회 시의원이 불미스러운 일로 사법 처리되는 등 잡음이 많았지만 여성의 섬세함으로 깨끗하고 투명한 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건설환경위원회는 소속 시의원이 건설 관련 비리로 2010년 구속돼 비난을 받았다.

지난해 7월부터 행정자치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신현자 의원(68)은 여성 의원들이 책임 있는 자리를 맡은 만큼 힘을 모아 시의회에 새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신 위원장은 “여성 의원들의 약진을 기회로 여성 정치 신인들이 희망을 갖도록 하고 싶다”며 “여성 의장 탄생이 뉴스가 아니라 당연한 일이 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취임한 김화자 의장(67)은 17일 의원들과 함께 저소득층 주민을 위한 연탄 나눔 봉사를 할 예정이다. 그는 “여성의 장점을 살려 시민들이 시의회를 좀 더 부드럽고 편안하게 느끼도록 하고 싶다”며 “대구 여성계 발전과 시민들의 삶이 나아지도록 기초를 다지겠다”고 밝혔다. 현재(6대) 시의회 여성 의원은 6명으로 전체(31명)의 20%가량을 차지한다.

여성 의원들이 시의회 중책을 맡으면서 대구지역 여성계의 기대감도 높다. ‘대구여성가족재단’ 설립부터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여성계는 그동안 독립 법인 형태의 여성정책전문기관 설립을 요구해왔다. 현재 대학에 위탁 운영하는 대구여성가족정책연구센터가 있지만 여성정책을 위한 체계적 연구활동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차순자 대구여성단체 협의회장(58)은 “의회가 더 친근해지고 소통도 잘됐으면 한다”며 “대구여성가족재단 설립을 비롯해 부족한 여성단체협의회 사무실 확보 등 지역 여성계 현안에 적극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대구여성단체협의회는 지역 42개 여성단체로 구성돼 있으며 회원은 20만 명이다.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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