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규용 농림부 장관 “소 죽이고 쌀 뿌리는 농민시위 용납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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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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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규용 농림, 시위행태 맹비난 “상경시위하다 구제역 퍼지면 지자체-농민에 책임 묻겠다”

“자식 같은 소를 굶겨 죽이고 길바닥에 쌀을 뿌리는, 개인과 집단만 생각하는 일부 농민의 태도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사진)이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계속되고 있는 일부 농민들의 시위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브리핑은 예정에 없던 것으로, 서 장관은 내내 격앙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서 장관은 16일로 예정된 한우 농가들의 서울 상경 집회에 대해 언급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최근의 농민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구제역 방역기간에 서울로 소를 끌고 오겠다는 발상은 도를 넘어선 것”이라며 “일부 축산농가들이 정부의 소 수매를 주장하고 있지만 소 수매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장관은 “중국에서 계속 구제역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에 하나 축산농가들이 소를 몰고 상경 시위를 왔다가 구제역이 터지면 해당 농가가 속한 지방자치단체에 예산 삭감 등 페널티를 주고 개별 농가에 대해서도 피해보상 구상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이어 축산 농가들의 소 수매 요구에 대해서는 “과거 소값 폭락 때 정부가 20만1000마리를 수매했지만 가격 안정 효과는 전혀 없었다”며 “수매 물량이 시장에 한꺼번에 풀려 가격이 더 교란됐던 것에 비춰볼 때 소값 안정은 시장 원리만이 답”이라고 말했다.

서 장관은 농민들에 대한 답답함과 서운함도 표현했다. 그는 “정부는 이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보완대책에서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한 최선을 다해 농민들의 보상안을 마련했는데 일부 농어업인은 국민 여론이나 농어업, 농어촌 발전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방적이고 부당한 요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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