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난 40대 닷새만에 구조… 설악산에 기적이 내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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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침낭으로 혹한 피해… 구조대 헬기띄워 구해내

신체 장애인이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혹한의 설악산에서 조난당한 지 닷새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26일 강원 인제군 북면 설악산 영신암 인근 계곡에서 발견된 조난 등산객 박모 씨(44·경남 진주시)는 손발이 동상에 걸리는 등 심한 탈진 상태였다. 침낭은 반쯤 젖어 얼어붙었고 가스레인지 연료는 이틀 전 바닥난 상태였다. 그나마 텐트가 매서운 바람을 막아줬고, 차고 얼어붙긴 했지만 식량이 남아 있는 게 다행이었다. 설악산에 오른 지 6일, 가족과 연락이 끊긴 지 5일 만이다.

한쪽 손이 불편한 박 씨는 20일 오후 설악산 소공원을 통해 입산했다. 다음 날 가족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힘들어 백담사 쪽으로 하산하겠다”고 연락한 뒤 소식이 끊겼다. 가족이 119에 신고한 것은 23일 오후 6시 36분경. 다음 날 속초소방서와 산악구조대가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행방은 묘연했다. 눈이 많이 내렸고 날이 좋지 않아 구조헬기를 띄울 수도 없었다.

25일 그가 가족에게 휴대전화로 보낸 사진을 전송받은 구조대는 날이 개면서 26일 구조헬기를 투입했고 1시간여 만에 정규 탐방로가 아닌 해발 800m 영신암 인근에서 박 씨의 텐트를 발견해 구조에 성공했다. 그는 곧바로 헬기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은 뒤 진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 (영상) 눈 쌓인 설악산서 조난당한 등산객 사흘만에 구조

속초=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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