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교육위원 4선성공 문일룡 변호사 “한국식 교육한다면 美학부모 모두 반대할것”

동아일보 입력 2011-11-15 03:00수정 2011-11-15 07:06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 美 페어팩스카운티 교육위원 4선성공 문일룡 변호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교육을 여러 차례 칭찬했지만 미국 교육과 한국 교육을 맞바꾸자고 한다면 미국 교사나 학부모 가운데 어느 한 사람도 손을 들지 않을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얘기는 한국을 ‘카피(복제)’하라는 얘기가 절대 아닙니다.”

8일 미국 지방선거에서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카운티 교육위원에 4선으로 선출된 문일룡 교육위원(54·변호사·사진)은 “오바마 대통령은 학부모와 정책입안자들이 열정을 가져달라고 자극하기 위해 한국 사례를 언급하는 것이지 한국의 교육시스템이 우월하다는 것을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13일 페어팩스카운티 내 애넌데일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문 위원은 한국 교육의 문제점으로 “학생들 간 재능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결과를 똑같이 맞추겠다는 발상이 문제”라며 “페어팩스카운티 공립학교에서는 학생의 창의성(Creativity)과 발표력(Communication), 협동심(Collaboration), 분석력(Critical Thinking)을 어렸을 때부터 갖추도록 교육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표적인 것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운영 중인 영재반. 학생들의 지능과 실력에 따라 영재반을 편성하고 영재로 판정된 학생에게는 자신의 학년보다 1∼2학년 더 선행 학습하도록 커리큘럼을 짜준다. 문 위원은 “평준화 교육에 집착하는 것은 우수한 학생이나 열등한 학생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사교육 열풍에 대해 문 위원은 “대학입학 선발시스템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대학입시가 정답을 잘 맞히는 것에 맞춰져 있는 한 공교육은 살아나지 않을 것이며 이를 빨리 잡지 않으면 망국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이민 온 그는 “내가 공부하던 시절에도 한국에 과외공부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모든 학생이 학원에 등록하는 현상은 없었다”며 “정치인들은 10년 후 교육 청사진을 만들어 국민을 설득하고 기득권을 버리고 단호하게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기사
하버드대 출신인 문 위원은 졸업생 자격으로 8년 동안 하버드대 신입생 면접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신입생을 뽑을 때 순수하게 학업성적만 갖고 뽑는 비율이 10%, 체육과 음악 미술 등 특별 재능을 갖춘 학생을 10%가량 뽑고 나머지 80%는 하버드대에 입학해서 다른 학생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그리고 졸업 후 사회에서 어떤 부분에 이바지할 수 있을지 리더로서의 자질을 주로 살핀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의 조기유학 열풍에 대해 “한국의 교육시스템이 학생에게 맞지 않아 유학 오는 것은 이해하지만 ‘한국에서 안 되기 때문에 미국 가면 되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생각으로 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버드나 예일 프린스턴 같은 아이비리그(미 동부의 명문대)는 좋은 대학이지만 그렇다고 그게 전부는 아니다”라며 “미국에선 시골의 조그만 칼리지를 나와도 능력만 있으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지만 한국처럼 서울의 소수 명문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높은 자리에 오르지 못하는 시스템으로는 교육개혁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내 최고 학군으로 손꼽히는 페어팩스카운티의 교육위원회 부의장으로서 그는 다른 11명의 교육위원과 함께 24억5500만 달러의 카운티 교육예산을 집행하고 교육감 인선과 커리큘럼 선정 및 교사 인사정책 등을 총괄하고 있다.

애넌데일=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