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대 학생 “내년에 휴학할 필요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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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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他대학 학생들도 환영… 일부선 “우리 세금으로 시립대만 혜택” 반발

서울시가 내년 1학기부터 서울시립대에서 반값등록금 정책을 시행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립대 학생들은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2일 찾은 시립대에서는 제48대 총학생회 선거가 한창이었다. 선거본부마다 ‘착한 등록금의 시대, 반값등록금의 실현’ ‘내년부터 반값등록금 어렵지 않아요’ 등의 홍보문구를 내걸고 있었다.

시립대 토목공학과 이민섭 씨(24)는 “원래 2013년부터 시행한다고 해서 한두 학기 휴학하고 복학할 생각도 했었는데 내년에 시행한다면 휴학할 필요가 없겠다”고 말했다. 세무학과 2학년 강현재 씨(24)는 “다른 학교에서 ‘왜 너희만 반값이냐’고 반발할 수도 있지만 시립대의 반값등록금이 다른 학교의 등록금 정책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대학 학생들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서울대 경영학과 3학년 고창원 씨(23)는 “대학교육을 국가가 뒷받침한다는 취지에서 공립대인 시립대에서 먼저 시행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현재 한 학기 280만 원 정도를 내고 있는데 반값까지는 아니더라도 점진적인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국대 경제학과 3학년 박인희 씨(21·여)는 “시립대에서 먼저 시행하고 타 대학으로 확대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일부 학생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연세대 2학년 이승원 씨(21·여)는 “비싼 등록금을 생각하면 시립대 학생이 부럽지만 세금으로 특정 학교 학생만 혜택을 보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사립대는 국공립대가 정부 지원을 받아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에서 추가 혜택을 주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공립대에 대한 등록금 지원이 사립대의 등록금 인하 압박으로 연결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연세대의 한 보직교수는 “‘반값’이란 수사에 빠져서 현실을 보지 못하는 정치인의 발상”이라며 “연간 1000만 원 안팎인 사립대 등록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시립대 등록금을 세금까지 들여 더 깎아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다른 사립대 관계자는 “사립대는 등록금 문제를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만큼 서울시의 결정에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립대와 마찬가지로 국공립대인 서울대 측은 “이번 결정과 관계없이 장학금 제도를 통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선별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새샘 기자iamsam@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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