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월인석보-고급빌라 포함 찾아낸 부산저축銀 재산 8280억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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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저축은행장 전격 체포
합수단, 비리수사에 속도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부장 권익환)은 26일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용준 제일저축은행장을 전격 체포해 조사했다. 합동수사단은 이날 낮 12시 이 행장을 체포했으며 같은 은행 장모 전무도 함께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영업이 정지된 7개 저축은행에 대한 합동수사단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저축은행 경영진이 체포된 것은 처음이다.

합동수사단은 이 행장 등이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와 대주주 신용공여 등 불법대출에 관여한 자료를 상당부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제일저축은행은 경기 고양시 일산의 고양종합터미널 건설사업에 대출한도를 넘겨 1600억 원을 불법 대출하는 등 특수목적법인(SPC)을 비롯한 공동사업자를 차명으로 내세워 우회 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동수사단은 당초 저축은행 본점과 경영진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한 뒤 실무자 조사를 거쳐 경영진을 소환할 방침이었지만 속도를 내 이날 이 행장부터 체포했다. 토마토 제일2 프라임 에이스 대영 파랑새 등 다른 6개 저축은행 경영진과 대주주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26일 대검찰청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검찰이 찾아내 예금보험공사에 통보한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책임재산(강제집행으로 환수가 가능한 재산)은 7626억7400만 원, 은닉재산(차명으로 숨겨 놓은 재산)은 654억1500만 원으로 모두 8280억89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캄보디아 개발사업 용지 등을 포함해 부동산이 6471억61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선박펀드 예치금 등 금융자산이 1283억6600만 원, 문화재를 비롯한 동산이 125억6200만 원 등이다.

은닉재산에는 김민영 부산저축은행장(65·구속 기소)이 소유했던 월인석보 등 보물 18점을 포함한 문화재(82억 원),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61·구속 기소)이 차명으로 보유해 온 부산의 대형 아파트(3억 원)와 경기 용인시 고급빌라(20억 원)가 모두 포함됐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부산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돼 뇌물 및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공무원 등 9명에게서 23억5800만 원을 추징했다.

이 의원은 “환수금액은 앞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예금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유관기관 간 공조로 확실하고 신속한 환수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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