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색 실험으로 차별화된 감동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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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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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권 없는 극장… 국내 첫 옥상공연장… 로비음악회

5월 20, 21일 인천 부평아트센터 무대에 올려진 한일 공동제작 연극 ‘게와 그녀와 이웃 일본인’. 센터는 이 같은 형태의 국제
 문화교류를 활발히 펼치고 있으며, 뮤직 드라마 단독 제작 등 이색 사업도 다양하게 벌이고 있다. 부평아트센터 제공
5월 20, 21일 인천 부평아트센터 무대에 올려진 한일 공동제작 연극 ‘게와 그녀와 이웃 일본인’. 센터는 이 같은 형태의 국제 문화교류를 활발히 펼치고 있으며, 뮤직 드라마 단독 제작 등 이색 사업도 다양하게 벌이고 있다. 부평아트센터 제공
조경환 관장
조경환 관장
‘초대권 없는 극장, 국내 최초의 옥상공연장 개설, 이색 로비음악회 운영, 촬영장으로 각광받는 공연장….’

2년 전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 형태로 지어진 인천 부평아트센터의 성적표는 화려하다. 한진중공업이 복합문화공간인 부평아트센터 건립에 300억 원가량을 투자했기 때문에 센터 측은 원금과 이자를 합해 매년 37억 원의 빚을 20년간 갚아 나가야 한다. 또 직원 인건비와 운영비, 공연 유치비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특별한 생존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다.

이런 운명 때문인지 개관 2년 만에 센터 회원 1만1300여 명 확보, 객석 점유율 80%, 프로그램 관객 만족도 90%를 나타내는 등 문화예술공간으로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조경환 초대 관장(50)은 최근 수도권 공공극장 수장 중 유일하게 연임돼 2013년 8월까지 센터를 2년 더 이끌게 된다.

“전통음악은 난해하고, 뮤지컬은 비용이 비싸서 부담이 간다는 문화 소비자(관객)들의 선입견을 극복하려면 참신하고 차별화된 기획으로 ‘감동’을 팔아야 합니다. 이제 주민 밀착형 프로그램을 더욱 개발하고 ‘문화 나눔 서비스’도 확대하려고 합니다.”

조 관장은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부평아트센터를 ‘예술전문법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그동안 단순 문화예술시설이어서 외부 협찬이나 기부금을 받지 못했지만 법인이 되면 폭넓은 문화사업을 벌이기 위한 비용을 좀 더 원활히 조달받을 수 있다는 것.

부평아트센터가 이처럼 빠른 시일 내에 성공가도를 달리자 경북 안동, 전남 강진, 전북 익산 등 전국 20곳에 부평을 모범사례로 한 BTL 방식의 문화예술공간이 들어섰다. 조 관장은 “10월경 법인으로 바뀌게 되면 가수 장사익, 배우 송옥순 씨 등이 부평아트센터 후원의 밤에 출연하기로 했다”며 “또 기업이나 법인과 연계된 이름을 공연장에 사용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수익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센터의 대공연장, 소공연장을 ‘○○기업홀’ ‘○○병원홀’로 부르도록 해 명칭 사용료를 받는 것으로, 일본 공연장에선 일반화돼 있다.

부평아트센터는 조만간 소년소녀가장 정신지체아동 다문화가족 등 어려운 이웃에게 공연표를 무료로 주는 ‘문화나눔 릴레이운동’에 나선다. 개인이나 법인으로부터 연간 일정액의 지정 기탁금을 받아 소외계층에게 공연 감상 기회를 주는 것이다.

센터는 이와 함께 국제교류사업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올해 5월 한일 공동제작 연극인 ‘게와 그녀와 이웃 일본인’을 부평아트센터 무대에 올렸다. 일본 홋카이도 문화재단과 극단 청우가 2009년 초연한 이 작품을 다듬어 한국의 부평, 부산, 광주와 일본 홋카이도에서 순회 공연했다. 센터는 일본 홋카이도연극재단, 피콜로극장, 기타큐슈예술센터 등과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센터는 한류 열풍을 활용해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7월 15, 16일 센터 대공연장에서 김하늘 장근석 주연의 영화 ‘너는 펫’(11월 개봉)이 촬영될 때 일본인 1500명이 센터를 찾았다. 일본에서 배용준 씨보다 인기를 끌고 있는 장근석 씨를 보기 위해 일본인이 대거 부평에 온 것이었다.

조 관장은 “모든 이에게 열려 있는 공공극장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며 “센터 단독으로 연극 요소가 강한 뮤직 드라마 ‘당신만이’를 제작해 다음 달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할 예정이고, 다문화가족 20쌍이 출연하는 연극도 11월에 발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www.bpart.kr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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